서울 서대문구 비탈길, 이틀 새 두 차례 차량 미끄러짐 사고 발생
서울 서대문구의 한 가파른 비탈길에서 승합차가 뒤로 미끄러지면서 건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불과 이틀 전 같은 장소에서 마을버스가 동일한 유형의 사고를 일으킨 후 발생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채널A
지난 9일 채널A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5시경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오르막길에서 발생했다.
승합차가 비탈길을 오르던 중 갑자기 뒤로 미끄러지면서 인근 빌라 건물과 충돌했다.
건물과 부딪혀 멈춘 차량의 뒷바퀴는 도로를 이탈해 공중에 들려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다행히 이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새벽잠에서 깬 주민들은 안전을 위해 급히 대피해야 했다.
승합차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기어 변속을 하려는 순간 차가 뒤로 밀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동일 장소에서 연이은 사고, 구조적 문제 제기
특히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이틀 전인 7일에도 마을버스가 동일한 방식으로 미끄러져 같은 건물과 충돌한 곳이기에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때 사고로 건물의 유리문이 깨지고 우편함이 찌그러졌으며, 마을버스가 들이받은 담벼락은 무너진 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채널A에 "두 차량 모두 뒤로 밀리는 상황에서 방향을 바꿔 속도를 줄이려다가 건물과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며 "골목 쪽으로 차를 휙 돌리고 싶었지만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역 주민은 "이 비탈길에서는 짐이나 승객이 많은 차량, 특히 수동 기어 차량이 평소에도 종종 미끄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스틱 운전하시는 분들이나 옵션이 없는 옛날 차들은 뒤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이은 사고로 인해 해당 지역의 안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가파른 경사로에서의 차량 미끄러짐 사고는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경사가 심한 도로에서는 운전자들이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해당 비탈길의 안전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양옆에 가드레일을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