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3일(금)

스페인 좌절시킨 '불혹의 제왕'... 호날두, 포르투갈에 '네이션스리그' 우승 선물

호날두의 품격, 포르투갈의 정상 탈환...승부차기 끝, 스페인 제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알나스르)가 A매치 138번째 골을 터뜨리며 다시 한 번 전설의 이름을 증명했다. 포르투갈은 치열했던 결승전에서 스페인을 꺾고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정상에 올랐다.


9일(한국시간) 포르투갈은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스페인과 120분 혈투 끝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겨 2019년 초대 대회 이후 6년 만에 다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반면 2022~2023시즌 챔피언이자 유로 2024 위너 스페인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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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데스의 반격, 호날두의 마무리


경기 초반 흐름은 스페인의 몫이었다. 전반 21분 마르코 수비멘디(레알 소시에다드)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기민하게 반응해 선제골을 꽂았다. 그러나 포르투갈의 반응은 빨랐다. 전반 26분, 누누 멘데스(파리 생제르맹)가 왼쪽 측면을 단독 돌파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균형을 맞췄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다시 스페인이 앞서갔다. 미켈 오야르사발(레알 소시에다드)이 박스 안으로 정확히 들어온 패스를 받아 방향만 바꾸는 침착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흐름을 놓친 듯했던 포르투갈은 후반 들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섰고, 그 중심에는 A매치 통산 221번째 경기에 나선 호날두가 있었다.


후반 16분, 멘데스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 맞고 뜬 공을 호날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오른발로 정확히 밀어 넣었다. 수비수 마르크 쿠쿠렐라(첼시)와의 몸싸움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집중력이 빛났다. 이 골은 호날두의 이번 대회 8번째 득점이자 A매치 통산 138호 골이다.


승부차기, 포르투갈의 완벽한 집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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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까지 이어진 승부는 결국 승부차기로 결정됐다. 포르투갈은 1번 키커 곤살루 하무스(파리 생제르맹)를 시작으로 비티냐,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멘데스, 후벵 네베스(알힐랄)까지 모두 성공시키며 한 치의 실수도 없었다.


반면 스페인은 4번 키커로 나선 베테랑 알바로 모라타(갈라타사라이)가 실축하며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의 숨은 주인공은 단연 멘데스였다. 포르투갈의 첫 골을 넣었고, 호날두의 동점골을 만들어낸 데 이어 승부차기까지 책임졌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그의 몫이었다.


"형은 아직 살아있다"...호날두의 우승 트로피 세리머니


경기 후 시상식에서 선수단 중앙에 선 호날두는 자신의 두 번째 UNL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경기 내내 최전방에서 압박을 이끌었고, 수비 상황에서도 직접 후방까지 내려가 17세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의 공을 탈취하는 노련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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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뿐 아니라 정신적 구심점으로서 팀 전체를 이끈 호날두. 그의 발끝에서 다시 한 번 역사는 쓰였고, 포르투갈은 또 한 번 유럽 정상에 섰다. 40대의 호날두는 단지 살아있는 전설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