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수입 없는 병행 유통...소비자 피해 우려
국내와 일본의 일부 저가 주류 판매처, 일명 '성지'로 불리는 유통망에서 정체불명의 위조 위스키가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등한 일본 위스키를 중심으로 진품과 위조품을 가려내기 어려운 혼탁한 유통 환경이 조성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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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위조 위스키는 대체로 저가 주정 원액을 실제 브랜드의 병에 주입한 뒤, 정품인 듯 위장한 형태로 유통된다. 특히 병행 수입이 허용된 국내에선 수입사명이나 라벨만으로 정품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스키는 장기간 숙성이 필요한 제품이라 생산량이 제한되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이 수배 이상 치솟았다"며 "이 틈을 노려 위조품이 활개를 치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겉모습으론 구별 불가...고도화된 위조 기술
일부 고급 제품에는 홀로그램, 볼록 인쇄, 색상 변환 잉크 등의 위조 방지 기술이 적용돼 있지만, 정교해진 위조 기술은 이를 모방해 소비자 육안으로는 진위 판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외선 반응까지 흉내내는 위조 기술까지 등장하면서 정품과의 구분은 전문가조차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심지어 병 뒷면에 한글 라벨이나 RFID(무선인식) 태그가 없는 제품은 여행자 휴대품 등을 가장해 불법으로 반입된 밀수품일 가능성이 높으며, 국내에서 판매 자체가 불법이다. 라벨은 있지만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은 세관 신고가를 조작한 탈세 정황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글 라벨 확인하고, 수입 루트 검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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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병에 부착된 한글 라벨 유무와 가격 수준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시세보다 현저히 저렴한 제품이나 정식 수입 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제품은 구매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조 위스키는 단순히 소비자 피해를 넘어 보건·세수 측면에서도 큰 문제를 일으킨다"며 "정식 수입사를 통한 구매가 현재로선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