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3일(월)

'현충일' 경기에 등장한 98세 백발의 시구자... 정체 알게된 야구팬들 '울컥'

6·25 참전 영웅, 98세 김두만 장군의 감동적인 시구


호국보훈의 날인 6일 현충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특별한 시구가 펼쳐졌다. 6·25전쟁 참전 조종사 김두만 장군(98)이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선보인 것이다.


지난 6일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경기에서는 김두만 예비역장군의 시구와 F-15K 조종사 강병준 소령(33)의 시타가 진행됐다.


김두만 장군은 대한민국 최초로 100회 출격을 기록한 전투기 조종사로, 대한민국 공군 작전사령관과 제11대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의 빛나는 공로는 을지무공훈장, 은성충무무공훈장 수상으로 인정받았으며, 6·25 전쟁 10대 영웅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인사이트현충일인 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신한솔뱅크 KBO리그 두산과 롯데의 경기에 6·25 참전 조종사인 김두만 장군(예비역 공군 대장)이 시구하고 있다. / 뉴스1


100세에 가까운 고령에도 불구하고 정정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등장한 김 장군은 시구에 앞서 "6·25 전쟁 당시 백 번 넘게 출격했는데, 이렇게 세월이 흘러 시구까지 하게 됐다. 공군을 향한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시타를 맡은 강병준 소령은 대한민국 공군 최초 조종사인 고(故) 강호륜 장군(1925~1990)의 손자로,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F-15K 전투기 조종사가 되어 국가 방위에 힘쓰고 있다.


강호륜 장군 역시 김두만 장군과 함께 6·25 전쟁에 참전한 조종사로, 예비역 공군 준장을 지냈다.


인사이트현충일인 6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신한솔뱅크 KBO리그 두산과 롯데의 경기에 시구자로 나선 6·25 참전 조종사인 김두만 장군(예비역 공군 대장, 가운데)과 시타자 강병준 소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강 소령은 "할아버지께서 오늘 모습을 보셨다면 얼마나 뿌듯하셨을까 하는 생각에 울컥한다"며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할아버지와 김두만 장군님처럼 불굴의 투지와 불패의 기량으로 대한민국을 굳게 수호하는 조종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는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으며, 시구·시타 이후에는 F-15K 편대가 잠실야구장 상공을 저공으로 비행하는 특별한 장면도 연출됐다.


프로야구 팬들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참전용사의 시구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