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교육단체 연계 강사, 과기부 산하 재단 예산으로 늘봄학교 활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과학창의재단(이하 창의재단) 예산이 보수 성향 교육단체와 연계된 강사들의 활동비로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6일 창의재단과 서울교육대학교(서울교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리박스쿨'과 연계된 강사 11명이 서울교대에서 연수를 받고 늘봄학교 강사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 예산 900만원, 보수 성향 단체 연계 강사에게 지급
서울교대는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가 설립한 '한국늘봄교육연합회'와 협약을 맺고, 해당 단체 소속 강사 11명에게 1인당 80만~90만 원씩 총 900만 원의 강사료를 지급했다. 이 강사료는 창의재단이 서울교대에 지원한 2025년 늘봄학교 프로그램 운영비 12억 1000만 원(운영사업비 10억 원, 강사연수사업비 2억 1000만 원) 중 일부에서 집행됐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스쿨'의 약자로, 보수 성향의 역사교육단체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단체는 21대 대선 당시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명칭의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리박스쿨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4일 서울 종로구 리박스쿨에서 수사관이 오가고 있다. 경찰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조직적인 댓글 조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보수 성향의 역사교육 단체 ‘리박스쿨’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2025.6.4/뉴스1
혈세 낭비 논란과 대응
최민희 위원장실은 "국가 예산이 여론조작 조직과 연결된 강사들의 활동에 직접 쓰였다는 의미"라며 "이런 단체와 연관된 인물에게 교육 예산이 집행된 것은 명백한 혈세 낭비이자 관리 책임의 실패"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창의재단이 맡고 있는 500억 원 규모 늘봄사업 예산 전반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대 측은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해당 단체와 리박스쿨의 연관성을 인지한 즉시 강력히 항의했고, 협약을 해지하고 지급된 재료비에 대해 전액 환수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과학창의재단은 이번 사안에 대해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리박스쿨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4일 서울 종로구 리박스쿨에서 취재진이 사무실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조직적인 댓글 조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보수 성향의 역사교육 단체 ‘리박스쿨’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2025.6.4/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