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김혜경 여사가 90도 고개숙여 인사하자 '휙' 고개 돌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이 대통령 취임식에서 드러난 권성동 원내대표와의 불편한 관계


취임선서를 마친 이 대통령에게 참석자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자리에 앉은 채 박수조차 치지 않아 주목을 받았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 부부가 단상에서 내려와 내빈들과 인사할 때야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그마저도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origin_이재명대통령권성동원내대표와악수하며활짝.jpg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 나누는 이재명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 / 뉴스1


중앙대 법대 선후배 사이였던 두 사람의 불편한 만남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첫 줄 의원들과 인사를 마친 후 두 번째 줄에 있던 권 원내대표를 가장 먼저 찾아가 환한 미소와 함께 악수를 청했다. 


잠시 옅은 미소를 보이던 권 원내대표는 악수 후 표정이 어두워지며 뒷짐을 졌다. 김 여사가 두 손을 모으고 90도 가까이 인사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보지 못한 듯 정면만 응시했다.


대선 패배 책임지고 사퇴 선언한 권성동 원내대표


이런 불편한 만남 이후, 권성동 원내대표는 5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 원내대표는 "이번 대선 패배는 단순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심판에 그치지 않는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분열에 대한 뼈아픈 질책"이라고 평가했다.


2025-06-05 15 17 54.jpg이재명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권성동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김혜경 여사의 인사를 외면하고 있다 / KBS 캡처


그는 "원내대표로서 저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그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그리고 변명할 생각도 없다"며 "보수의 재건을 위해 백지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부터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대선 패배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내려주신 매서운 회초리를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우리 김문수 후보에게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발언 중에는 허리를 굽혀 고개를 90도로 숙이는 모습도 보였다.


두 사람은 중앙대 법학과 동문으로, 권 원내대표가 80학번, 이 대통령이 82학번이다. 사법고시도 권 원내대표가 제27회, 이 대통령이 제28회에 각각 합격한 인연이 있다.


심지어 권 원내대표가 이 대통령의 대학 시절 소개팅을 주선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origin_원내대표사퇴의사밝히는권성동.jpg5일 원내대표 사퇴 의사 밝히는 권성동 / 뉴스1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8일 12·3 비상계엄 이후 정국수습을 위해 권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선배님"이라고 친근하게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