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이중구조 고착화, 중소기업 근로자 대기업 이직 10명 중 1명뿐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다 이직한 근로자들 중 대기업으로 옮기는 비율이 10명 중 1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3년 일자리이동통계'에 따르면, 전년도 중소기업 근무자가 2023년 대기업으로 이직한 비율은 12.1%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이동한 비율은 81.3%에 달해 대부분의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수평 이동'에 그치는 현실이 드러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대기업 근로자들의 경우도 절반 이상인 56.5%가 중소기업으로 이직했으며, 같은 대기업으로 이동한 비율은 37.3%였다.
비영리기업으로 옮긴 경우는 6.2%로 조사됐다. 이러한 통계는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점점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층 취업난과 임금 격차 심화
노동시장 진입 초기부터 중소기업에서 일한 청년들이 대기업으로 이직하기 어려운 구조는 '쉬었음' 청년 증가 현상과도 연결된다.
대기업들이 경력직 중심 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중소기업 경력이 취업시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현실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처음부터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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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구직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나 현재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은 약 50만 명에 이른다.
2023년 전체 근로자 이동률은 15.1%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감소했다. 근속 기업을 유지한 비율은 70.9%, 신규 유입은 13.9%였다. 연령별로는 29세 이하 청년층의 이직률이 21.1%로 가장 높았고, 30대(15.6%), 60세 이상(14.1%) 순으로 나타났다.
이직 후 임금 변화와 산업 간 이동 제한적
이직 후 임금 변화를 살펴보면, 근로자 10명 중 4명은 오히려 임금이 감소한 일자리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이직자 중 38.4%가 임금이 줄어든 일자리로 옮겼고, 임금이 증가한 경우는 60.7%였다. 그러나 임금 상승폭은 대체로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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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원 미만 증가한 경우가 17.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100만원 이상 대폭 상승한 경우는 드물었다.
성별로는 여성(62.6%)이 남성(59.3%)보다 임금이 상승한 이직 비율이 높았다. 연령별로는 젊을수록 임금 상승 비율이 높아, 29세 이하는 64.7%, 30대는 63.0%, 40대는 60.4%가 임금이 오른 일자리로 이직했다.
반면 50대와 60대는 각각 57.4%, 57.5%로 상대적으로 임금 상승 비율이 낮았다. 산업 간 이동도 제한적이었다.
산업 대분류 기준으로 동일 산업 내 이동률은 49.8%에 달했으며, 특히 건설업(74.7%), 보건·사회복지업(70.2%), 제조업(52.2%)에서 같은 산업 내 이동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산업 간 경계를 넘는 직업 이동이 쉽지 않은 한국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보여주는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