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중국 요청받은 한국 의료진...생후 6개월 된 아기에게 아빠 간 이식해 살려냈다

한국 의료진, 중국서 생후 6개월 아기 생체 간이식 성공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중국 현지에서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하며 한국 의료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문덕복, 정동환, 윤영인 교수로 구성된 팀은 지난달 11일 칭화대 부속 창궁병원의 초청으로 담도폐쇄증을 앓고 있는 생후 6개월 중국 남아 리웨이(가명)에게 아버지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2025-06-04 14 59 14.jpg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가 중국 칭화대 부속 창궁병원에서 생체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아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제공


생명이 위급했던 리웨이는 수술 후 16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리웨이는 선천성 담도폐쇄증으로 출생 직후 카사이 수술을 받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황달 증상이 악화되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대부분 뇌사자 간이식이 주를 이루어 생체 간이식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칭화대는 생체 간이식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가진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에 수술 집도를 요청했고, 의료진은 지난달 9일 북경에 도착해 즉시 환자 상태를 확인했다.


위급했던 아기의 상태와 수술 과정


진단 결과, 리웨이는 영양상태가 매우 불량했고 최근 일주일 사이 복수가 급격히 차올라 있었다.


음낭에도 복수가 새어나와 음낭수종이 발생하는 등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또한 리웨이의 체중은 복수를 포함해 약 6kg에 불과했다.


2025-06-04 14 59 27.jpg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가 중국 칭화대 부속 창궁병원에서 생체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아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제공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소아 생체 간이식 시 환아의 체중을 8kg까지 키운 후 수술을 진행하는데, 이는 이식되는 간의 크기가 환아의 복강보다 클 경우 이식 후 간 괴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진은 리웨이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더 이상 수술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


환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창궁병원 의료진과 긴밀한 협의 끝에 11일 수술에 착수했다.


간 기증자인 리웨이 아버지의 간 좌외측구역 절제 수술은 정동환, 윤영인 교수가 10cm 최소 절개술을 이용해 안전하게 진행했다. 이어서 이승규 석좌교수와 문덕복 교수가 리웨이에게 아버지의 간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약 9시간 동안 진행된 이 수술은 창궁병원에서 개최된 한·중 간이식 국제학술회의에서 온라인으로 실시간 생중계됐으며, 중국 전역에서 약 2만여 명의 간이식 전문가들이 동시에 시청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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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웨이는 수술 후 3일째부터 입으로 우유를 섭취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달 27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중국 최고 명문인 칭화대의 요청으로 생명이 위급한 현지 아이에게 생체 간이식으로 새 삶을 선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번 수술이 중국 간이식 전문가들에게 생중계되면서 한국 생체 간이식의 높은 수준을 중국 전역에 다시 한번 알리게 된 점도 보람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간이식 기술을 전수해 세계의 많은 환자들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