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세 번의 대선 투표, 역사의 증인이 된 특별한 세대
대한민국 선거 역사상 유례없는 '특별한 세대'가 등장했다.
1996년부터 1998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20대라는 짧은 기간 동안 무려 세 차례의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첫 번째 세대로 기록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대통령 임기가 5년인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려면 두 차례의 조기 대선이 필요한데, 2017년과 2025년 두 번의 탄핵 정국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이 세대가 첫 번째로 경험한 대선은 2017년 제19대 대선이었다.
당시 만 19세로 대학생이 된 1998년생들은 생애 첫 투표에 참여했다. 1996년생과 1997년생은 각각 21세, 20세의 나이로 투표소를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이 조기 대선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1.08%의 득표율로 당선됐으며, 5월에 치러진 탓에 '장미 대선'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격동의 정치 현장을 경험한 젊은 유권자들
문재인 전 대통령 / 뉴스1
2022년 제20대 대선은 이들에게 두 번째 대통령 선거였다. 24세에서 26세가 된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투표를 했다.
이 선거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으나 지난 2024년 12월 3일 계엄사태로 인해 탄핵되면서 3년 만인 2025년에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결국 이들은 올해 27세에서 29세의 나이로 세 번째 대선에서 투표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이후 치러진 또 한 번의 조기 대선을 통해 다시 한번 한국 정치사의 중요한 전환점에 직접 참여하게 된 것이다.
해당 세대가 경험한 것은 단순한 투표 행위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17년 대선은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례 없는 정치적 변화의 결과물이었다. 당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었던 이들은 한국 민주주의의 역동성을 직접 목격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2022년 대선은 경제 회복, 부동산 문제, 젠더 갈등 등 청년 세대가 직면한 현실적 문제들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던 시기였다. 당시 이들은 사회 초년생 또는 대학생으로서 자신들의 미래를 직접 결정하는 투표에 참여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와 정치 참여 의식의 성장
이들은 2025년 대선에서 계엄령 선포와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낸 세대이면서 동시에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역사적 순간 한 가운데 서게 된 세대가 됐다.
이러한 경험은 이들의 정치 참여 의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투표를 통해 우리나라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2015년 52%에서 2017년 68%, 2025년 74%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이 세대의 정치 효능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 번의 대선을 경험하며 축적한 정치적 경험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는 향후 한국 정치 문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특히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도 민주적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이들은 앞으로의 정치 참여에서도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