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의 희망, 장애 돌고래 '턱이'의 마지막 여정
제주 바다에서 7년간 생존을 위해 투쟁해온 돌고래 '턱이'가 결국 생을 마감했다.
제주 해안에서 발견된 돌고래 '턱이' /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 제공
지난 3일 제주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다큐멘터리 제작사 '다큐제주'의 오승목 감독은 '턱이'가 지난 2일 오후 서귀포시 중문 해안에서 사체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턱이'는 2019년 제주 해안에서 처음 발견됐을 때부터 특별한 관심을 받았다. 입 안의 종양으로 인해 입이 제대로 다물어지지 않고 턱이 구부러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후천적 장애는 해안가 난개발과 쓰레기로 인한 해양 오염, 그리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추정되며, 구강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가능을 이겨낸 생명력의 상징
사냥에 불리한 신체 조건에도 불구하고 '턱이'는 제주 바다에서 놀라운 생존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강인한 생명력 덕분에 '턱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돌고래 '턱이'가 바다를 유영하는 모습 /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 제공
오승목 감독은 "그제(1일) 새벽 촬영이 '턱이'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었다"며 "죽은 지는 만 하루가 안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양 생태계 전문가들은 '턱이'의 사례가 인간 활동이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지적한다.
해양 쓰레기와 오염물질은 돌고래를 포함한 다양한 해양 생물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오승목 감독은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히는 과정이 필요하고, 추정되던 질병 여부도 확인할 수 있으리라 본다"라며 "'턱이'가 아름다운 곳에서 편히 쉬길 간절히 바란다"고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