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벽 넘지 못한 이준석...대선 완주에 담긴 '정치적 가능성'
'정치·세대·시대 교체'를 기치로 대선 레이스에 나섰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끝내 소수정당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완주라는 정치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두 자릿수 득표율에는 이르지 못하며 거대 양당의 벽을 실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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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석 3석의 군소정당 대표로서 국민의힘과의 단일화를 거부하며 독자 노선을 고수했지만, 본선에서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던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 후보는 대선 기간 내내 거대 양당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미래세대'와 '청년'을 외쳤지만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며 선택을 받는 데 실패했다.
두 자릿수 문턱 못 넘은 '제3후보'...지지층은 '매우' 한정적
이 후보는 기존 보수 정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개혁보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웠고, 동시에 더불어민주당과는 '대화와 협치'에서의 결여를 비판하며 유권자의 선택지를 넓히려 했다. 하지만 중도와 부동층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보 개인에 대한 '비호감도'가 워낙 큰 것도 걸림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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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지막 TV토론에서 여성 신체에 관한 부적절한 비유를 사용해 '여성 혐오' 논란에 휘말린 점은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의 지지 기반은 20·30대 남성으로 좁혀졌고, 전체 유권자층으로 확장되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는 20대 남성의 37.2%, 30대 남성의 25.8%의 지지를 얻었지만, 다른 세대에서는 한 자릿수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이 후보는 소수 정당 후보가 전국 단위 선거에서 반복적으로 맞닥뜨린 '사표론'이라는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셈이다.
보수 분열 책임론 부상...향후 행보에 부담
이 후보가 끝까지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부하면서,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그에게 돌리는 기류도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투표 막바지 '현재는 김문수, 미래는 이준석', '준찍명(이준석을 찍으면 이재명에게 유리)' 등의 구호를 앞세워 보수층 결집을 시도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 측은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 후보의 지지층이 김 후보에게 온전히 이전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의 존재로 인해 보수 표심이 분산됐고, 이는 결과적으로 보수 진영의 열세를 부추겼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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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후보의 완주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첫 대선 출마임에도 40세의 나이로 전국 단위 선거를 완주했고, 득표율 역시 2017년 보수 진영에서 출마했던 유승민 전 바른정당 후보(6.76%)를 상회해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는 분석이다.
완주로 얻은 존재감...지방선거 전면에 나설 듯
출구조사 발표 직후, 이 후보는 개표상황실을 찾아 "이번 선거를 통해 개혁신당은 총선과 대선을 완주한 정당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대선 완주를 발판 삼아 내년 지방선거에서 독자 세력으로 성장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후보는 "1년 뒤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한 단계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수 정치 전면에서 '혁신'과 '변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으려는 의지가 읽힌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대 또는 통합 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 후보가 대선 기간 동안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해 온 만큼, 보수 야권 내 연대 여부는 국민의힘의 쇄신 의지와 개혁 수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