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사표 두려움 속에도 진보에 보내준 한 표, 잊지 않겠다"
진보 단일 후보로 이번 대선에 출마한 권영국 후보가 3일 밤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소회를 밝혔다.
그는 "보내주신 마음들을 절대 저버리지 않겠다"며 진보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를 겸허히 받아들였다.
"사표일지라도 보내준 한 표...절박함이 만든 표심"
권 후보는 이날 공개한 입장문에서 "출구조사 결과는 저희가 기대한 것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너무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모여 만들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표가 될까, 다시 내란세력이 되살아날까 두려워하면서도, 기꺼이 권영국에게, 우리에게, 진보정치에 보내준 한 표"라며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할지, 나의 삶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에 대한 절박한 마음이 최소한의 표심으로 나타났다고 본다"며 "정권교체 이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노동자와 서민의 목소리를 누군가는 대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거리로, 다시 현장으로...진보정치의 책임 다하겠다"
권 후보는 "노동자, 농민, 여성, 자영업자,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그리고 기후정의. 우리가 대변해야 할 존재들과 함께 다시 시작하겠다"며 "진보정치가 해야 할 일, 진보정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시민 여러분께 분명히 보여드리겠다. 실력과 성과로 다시 평가받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선거 기간 동안 들었던 모든 말들, 바람들, 고통과 애환 속에 우리의 길이 있다"며 "다시 거리로 가겠다. 현장으로 가겠다. 아픔으로 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전 대표였던 권 후보는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등 진보정당과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사회대전환 연대회의'의 단일 후보로 이번 대선에 출마했다. 정의당은 후보 선출 절차를 반영해 당명을 일시적으로 '민주노동당'으로 변경한 바 있다.
출구조사 1.3%...낮은 지지율에도 '존재감' 평가
권 후보는 대선에 출마한 후보 중 유일한 진보정당 후보였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모두 중도·보수 색채를 띠고 있어, 진보 의제를 선명하게 제기한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선거운동 첫날 고공농성장이 위치한 서울 세종호텔을 찾고,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첫 유세를 시작하는 등 노동현장을 중심으로 유세 일정을 이어갔다. 투표 당일인 3일에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하청 노동자 김충현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
권 후보는 여러 차례 여론조사에서 0%대 지지율을 기록하거나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선 TV 토론에서는 상속·증여세 인상, 노동자 권리 강화, 기후위기 대응 등 진보 의제를 선명하게 제기하며 뚜렷한 존재감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KBS·MBC·SBS 등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예상 득표율 1.3%
이날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권 후보는 1.3%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한국리서치, 입소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유권자 8만14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0.8%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