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동사무소 아닌 곳에서 투표...가능할까
전국 곳곳에 등장한 '이색 투표소'가 눈길을 끌고 있다. 학교나 동사무소가 익숙한 풍경이었다면 올해는 그야말로 "여기 진짜 투표소 맞아?" 싶은 장소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부산 수영구 남천 제2동 제3투표소는 무려 '레슬링장'이다. 원래 검도장이었지만 새 주인이 종목을 바꾸면서 '레슬링장 투표소'가 탄생했다.
레슬링장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인수 전에도 투표장으로 쓰였다고 하더라. 구청 쪽에서 '위치 바뀌면 어르신들이 헷갈린다'고 하기도 했고, 이번 대선이 워낙 중요한 만큼 국민 된 도리로 거절 못 했다"고 밝혔다.
만화카페 승룡이네에 마련된 투표소 / 뉴스1
기표소 설치 등을 위해 이틀간 문을 닫는 셈인데 이로 인해 정기적으로 운동하던 회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고. 대신 이 레슬링장 측은 "공휴일이나 주말에 수업을 두 번 더 열겠다"며 회원 설득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피자집부터 캠핑장까지, 이게 투표소라고?
서울 강동구에선 '승룡이네 루디아'라는 카페가 성내 제2동 제3투표소로 지정됐다. 알고 보니 해당 건물주는 강동구청. 구청이 직접 운영하는 건물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 제2동 제5투표소는 프랜차이즈 피자 가게인 '고래한입피자' 매장 안에 꾸려졌다. 그 외에도 캠핑장(전북 순창군 구림면 제2투표소), 웨딩홀(경북 포항시 상대동 제1투표소), 태권도장(안산 단원구 와동 제8투표소), 야구장(서울 중구 청구동 제1투표소) 등으로 다채롭다.
이들 민간 투표소는 선관위로부터 소정의 사례금 또는 수십만 원대의 임차료를 받는다.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 야구부실내훈련장에 마련된 투표소 / 뉴스1
20년 넘게 투표소 역할을 해온 한 웨딩홀 측은 "주차도 편하고 공간도 넉넉해서 주민들이 찾기 좋아한다. 마침 행사 없는 날이라 무료로 빌려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는 6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4천295곳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사전투표와 달리 주민등록지에 따라 지정된 장소에서만 투표 가능하다. 위치는 각 가정에 발송된 투표안내문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