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04일(수)

"날 좀 데려가시게" 환청 듣고 수심 30미터까지 들어갔다... 15년 된 '미제 사건' 해결

15년 만에 호수 바닥에서 발견된 실종자


안동댐 수중에서 15년 전 실종된 5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되어 오랜 미제 사건이 마침내 해결됐다.


31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3시 44분쯤 안동댐 수중에 변사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소방 당국은 이틀 뒤인 지난 19일 오전 11시쯤 이를 인양해 경찰에 인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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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DNA 검사 결과, 이 변사체는 2010년 8월 안동댐 인근에서 실종된 안동의 한 학교 50대 교감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 남성은 안동댐 선착장에 넥타이와 신발만 남겨둔 채 사라졌으며, 당국은 실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 달 동안 수색 작업을 진행했으나 끝내 찾지 못해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었다.


우연한 발견으로 풀린 15년 미제 사건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남성의 시신을 발견한 사람은 전 안동수난구조대장 백민규씨로, 안동댐 인근에 수상 구조물을 설치하던 중이었다. 


백씨는 실수로 빠뜨린 사다리를 찾기 위해 수심 30미터 호수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하반신 일부가 펄 속에 묻힌 시신을 발견했다.


20250601_33.jpg전 안동수난구조대장 백민규 씨 / 경북수난구조대


백 씨는 "미신을 믿진 않지만 시신을 발견하기 전 '이보게, 날 좀 데려가시게' 하는 환청이 반복적으로 들렸다"며 "비싸지도 않은 사다리를 찾으러 왜 깊고 어두워 시야조차 확보되지 않은 물속에 내려가 바닥을 더듬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15년간 기다린 아버지를 찾았다는 소식에 한참 동안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인양된 사체는 바지와 셔츠 등을 착용한 상태였으며, 머리·팔·다리 등 신체 일부가 훼손됐지만 몸통 등 나머지는 온전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사체가 발견된 곳은 수온이 낮고, 바닥이 진흙 등으로 돼 있어 시랍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 혐의점이 없어 사건을 종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