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김문수 후보 지지 호소에 국민의힘 '냉담'
대선을 사흘 앞둔 3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몰아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했으나,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 측은 이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집회에서 이동호 전 여의도연구원 상근부원장이 윤 전 대통령의 호소문을 대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며 지지자들을 보고 있다. 2025.5.26/뉴스1
윤 전 대통령은 호소문을 통해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나라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오는 6월 3일 반드시 투표장에 가셔서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몰아주시기를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 기회를 놓치면 너무 많은 시간과 희생을 치러야 하고 또한 자유민주주의와 정상국가의 회복이 불가능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방지 당헌 개정' 강조하며 거리두기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싸늘한 반응이 이어졌다.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윤 전 대통령의 등장이 중도층 유권자들을 이탈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호소문 발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8일 경남 김해시 김수로왕릉공원 앞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28/뉴스1
그는 "오늘 국민의힘은 당헌을 개정해 대통령의 당무개입 금지를 명문화했다. 정확히 말하면 '윤석열 방지 당헌 개정'"이라면서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위원장은 더 나아가 "윤 전 대통령은 탈당했지만, 사실상 출당"이라며 "자진 탈당하지 않으면 당헌을 개정해 윤 전 대통령을 자동 출당시키는 조항을 신설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계엄의 최대 수혜자는 이재명 후보다. 계엄이 아니었다면 이 후보는 대선 출마는커녕 지금쯤 정치권에서 퇴출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문수 후보와 야권 반응
김문수 후보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호소문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충형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경북 포항 해군항공역사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정 집회 부분은 저나 후보님께서 어떤 내용인지 알지 못한다"며 "아시다시피 윤 전 대통령은 당을 떠나셨고, 현재 자연인으로서 당과 관련이 없다. 그다지 언급할 내용이 없는 것 같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경기 가평군 청평시계탑 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5.5.30/뉴스1
반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문수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 의사를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으면 윤석열, 김문수, 국민의힘이 똑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세종 나무그늘광장 유세에서 "전광훈 목사가 윤석열 내란 수괴가 보낸 편지를 낭독했다고 기사에 떴다"며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 내란 세력들 때문에 나라를 다시 반듯하게 되돌려놓자고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하는 것 아니냐"며 "헌법재판소와 법원이 이걸(비상계엄) 명백한 위헌에 친위 군사 쿠데타 내란이라고 판정해서 영장을 발부하고 재판 중"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