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03일(화)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 티셔츠 입고 나온 김문수... "나는 팔불출"이라며 울먹

김문수 후보,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 티셔츠 입고 유세장 등장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유세장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후보는 강원도 원주와 춘천 유세 현장에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흰색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아내 설난영 여사에 대해 이야기하다 눈물을 보였다.


이번 행보는 유시민 작가가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설난영 여사에 대해 "유력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난영 씨의 인생에서는 갈 수가 없는 자리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인사이트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30일 강원 원주 문화의거리에서 유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30 / 뉴스1


강원 원주 유세에서 김 후보는 티셔츠를 당겨 보이며 설 여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뭐라고 써 놓았나. 이런 사람을 뭐라고 그러나. 제가 바로 팔불출 공처가"라면서 "(아내가) 저보다 낫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서울대를 다니다 잘려서 졸업도 못 하고 제 아내와 공장을 다니면서 만나 눈이 맞아 결혼했다"며 "1980년 전두환 대통령이 되면서 둘 다 잘리고, 계엄 때 제 아내 동생 자취하는 다락방에 숨어 있다가 계엄이 끝나고 제 아내와 결혼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봉천동 셋방살이와 옥살이 등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견뎌온 부부의 역사를 회고하며 "전 제 아내가 너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고 무서워서 밖에 나가면 총각이라는 소리를 못 한다. 총각이라 그래서 여배우 울리는 사람이 맞느냐. 누가 대통령이 돼야 하느냐"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인사이트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30일 강원 원주 문화의거리에서 유세하고 있다. 2025.5.30 / 뉴스1


춘천 유세에서도 같은 티셔츠를 입고 나선 김 후보는 "처음에 대통령 나간다고 하니 (이혼) 도장을 찍고 나가라 그랬다. 도와달라고 사정사정해서 나왔는데 지나고 보니 (부인이) 온갖 욕을 먹고 상처받는 걸 보니 저와 가는 길이 늘 가시밭길이고 힘든 길"이라며 울먹였다.


그는 "학력을 가지고 제 아내를 그렇게 이야기하는 걸 들으며 상당히 가슴이 아프고, 제 아내가 저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런 저를 44년 동안 지켜주고 함께해 준 제 아내가 저는 자랑스럽다"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부인 설난영 여사가 29일 경기도 성남시 모란시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뉴스1(국민의힘)


44년 동고동락한 부부 이야기로 유권자 공감 호소


이날 김 후보는 페이스북에 "설난영이 김문수고, 김문수가 설난영"이라며 "인생에서 갈 수 있는 자리가 따로 있고, 갈 수 없는 자리가 따로 있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김 후보는 충북 제천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유시민 작가의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유시민 씨가 말하는 그런 식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학력 같은 걸로 '신(新) 계급'을 만들어 판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 유 작가가 자신을 향해 '전두엽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며 "입으로 자기 인격을 파괴하고 남을 마구 파괴하는 것이 정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우 슬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 KBS1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 KBS1


앞서 유 작가는 지난 28일 유튜브 방송에서 설 여사에 대해 "김문수 씨가 '학출 노동자', 대학생 출신 노동자로서 '찐 노동자'하고 혼인한 거다. 그러면 그 관계가 어떨지 짐작할 수 있다"며 "그런 남자와의 혼인을 통해서 내가 조금 더 고양됐다고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력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난영 씨의 인생에서는 갈 수가 없는 자리다. 영부인이 될 수도 있는 거다"라며 "그러니까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그런 뜻"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정치권에서 배우자의 학력이나 배경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며 선거 국면에서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배우자를 향한 애정과 존중을 공개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