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여전한 주민 피해와 노동자 비극
대형 화재가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구조된 20대 청년 노동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앞서 지난 17일 오전 7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송정동 금호타이어 제련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76시간이 지난 20일 오전 11시 55분쯤 꺼졌다.
화재가 발생한지 거의 2주가 지났지만,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피해 노동자들의 고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 29일 JTBC에 따르면 화재 당시 불길에 갇혔다가 구조된 3년 차 직원 정 모 씨(24)는 걷지 못하게 됐다.
정씨는 가까스로 구조되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JTBC
JTBC와의 인터뷰에서 정씨의 누나는 "지금 현장에서 못 나온 직원 1명이 저희 동생이냐고. (동생한테) 계속 전화를 하니까 동생과 전화 연결이 됐다. 그런데 너무 깜깜해서 대피할 수 없는데 다리가 안 움직인다고 해 (제가) 벽이라도 두드려서 소리라도 내서 나오라고 했다"라고 사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동생이) 저한테 첫 번째로 했던 말은 '누나 오늘 몇 월 며칠이야? 몇 시야?' 이렇게 물어봤다. 그다음에 하는 말이 '누나 나 걷고 싶어'였다"라면서 "저한테는 진짜 둘도 없는 7살 차이 나는 막냇동생이다. 사고 한번 낸 적 없고 자기 일 열심히 하고. 엄마한테 기대려고 하지 않았다"라고 울먹였다.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장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뒤덮고 있다. 2025.5.17 / 뉴스1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주민과 공장 직원은 8,000여 명에 이른다.
주민들은 집 안, 차량 등에 시커먼 분진이 쌓여 있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눈과 목이 따갑고 기침과 어지럼증 등 증상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많은 상황이다.
심지어 공장 옆 은행나무는 잎 색깔이 전부 붉게 바뀌었다.
사흘 만에 화재 완전 진화가 선언된 20일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화재조사관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5.5.20 / 뉴스1
공장은 사고 직후 가동이 전면 중단됐고, 약 2,500명의 공장 근로자들이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장 중단이 장기화하면 지역 경제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젊은 나이에 화재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정씨의 안타까운 사연에 누리꾼들은 "어린 나이에 하반신 마비라니 눈물 난다.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한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꼭 일어서시길 늘 기도하겠다", "20대 아들을 가진 부모라 가슴이 너무 아프다" 등 응원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