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심각한 저출산... 이재명 "18세 미만 아동수당" 김문수 "성인 때까지 5천만원"

출산율 반등했지만 여전히 0.75명...구조 개편은 실종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5명. 전년보다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1명도 되지 않는 수치는 저출산·고령화가 구조화됐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공약을 내놨지만, 실질적 대안보다 '현금성 지원'에 집중된 채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 뉴스1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기존 만 8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청년 미래적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결혼·출산·양육 단계별로 최대 9년간 주거비를 지원하는 '3·3·3 청년주택'과 정부가 부모의 저축에 매칭해 자녀에게 최대 5000만원을 마련해 주는 '우리 아이 첫걸음 계좌'를 제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59㎡ 이하 주택 구입 시 신혼부부에게 취득세와 양도세를 감면하겠다고 약속했다.


세부 공약은 풍성...재원 대책은 '깜깜'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공약집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는 모두 저출산 대책을 10대 핵심 공약에 포함했다. 이 후보는 생애주기별 기본소득 체계를 강조하며 아동수당·청년저축·간병비 경감·연금강화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이다. 아동수당만 확대해도 연 7조원, 간병비 급여화에 15조원, 부부 감액 기준을 없앤 기초연금 개편에 연 3조원이 들어간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만 18세 미만으로 확대할 경우 2026~2030년 사이 총 35조 5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21일 경기 고양시 화정역 문화광장 앞에서 집중유세 중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 뉴스121일 경기 고양시 화정역 문화광장 앞에서 집중유세 중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 뉴스1


김 후보 역시 자녀 1인당 정부가 최대 5000만원을 저축으로 지원하는 공약을 내놨지만, 이 공약의 연간 소요 예산은 약 8조 5000억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현금 급여의 실효성과 지속성에 대한 검증 없이 예산만 부풀린 채 '현실성 없는 약속'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간병비부터 치매까지...고령사회 대응책도 '비용 폭탄'


고령사회 대응책으로는 '간병비 급여화'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요양병원 간병비에 건강보험 적용을 약속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현재 사적 간병비는 연 10조원 규모. 건강보험연구원은 간병비 급여화에 연간 15조원이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요양병원협회는 1조~2조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비용 차이가 크지만, 분명한 것은 적잖은 재정이 든다는 점이다.


이 후보는 TV 토론에서 "의료쇼핑 지출을 통제하면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냉정하게 보고 있다. 함명일 순천향대 교수는 "필수의료 조차 버거운 상황에서 간병비까지 건보 재정으로 책임지는 건 현실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이 후보는 '외로움' 문제를 전담할 차관을 신설하겠다는 이색 공약을 제시했다. 고립과 정서적 고통을 정책적으로 다루겠다는 취지다. 김 후보는 65세 이상 노인을 위한 '시간제 버스 무임승차제'를, 이준석 후보는 주택연금 가입 기준 완화와 공시가격 12억원 상한 폐지를 통해 노인 실질소득 향상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