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신문지 싼 '돈뭉치' 가지고 홀로 학교 찾은 90대 할머니... 평생 모은 5천만원 경희대에 익명 기부

90대 할머니의 선행


지난 27일 오전 11시, 한 90대 할머니가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본관 대외협력처 사무실을 홀로 찾았다. 


할머니는 메고 온 배낭에서 신문지로 싸인 물건을 꺼내 건넸다. 그 신문지 안에는 5만원권 지폐를 묶은 돈다발 뭉치 여러 개가 들어있었다. 평생 한 푼, 두 푼 모아온 5000만원이었다.


2025-05-28 16 49 44.jpg서울시 동대문구에 거주 중인 90대 어르신이 경희대에 5천만원을 익명으로 기부했다 / 경희대 제공


할머니는 "나는 많이 배우지 못했지만, 지금의 학생들은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시간이 더 있었으면 더 모아서 가져오려 했지만 연로해 미리 준비한 금액을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의 기부자가 남긴 뜻깊은 메시지


할머니는 동대문구에 거주하며 "가장 높은 곳에 기부해야 기부금이 정당하게 쓰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부금이 정당하게 쓰이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경희대학교#캠퍼스#전경#커플#분수경희대학교 / 사진=인사이트


약 40분간 기부 절차를 마친 할머니는 기념촬영이나 예우품, 식사 제공 등을 모두 사양한 채 학교를 떠났다. 특히 자신의 이름과 거주지 등 개인정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기를 원했다.


자녀와 상의 후 학교를 방문했다는 할머니는 본인과 자녀들 모두 경희대와 특별한 인연이 없다고 밝혔다.


경희대는 기부자의 요청에 따라 이 기부금을 어려운 환경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경희대 관계자는 "이번 기부는 단순한 후원을 넘어 교육의 기회를 확장하려는 진심 어린 뜻이 담겨 있다"며 "기부자의 뜻을 소중히 새기고 기금이 학생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