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만으로 위암 고위험군 선별 가능
분당서울대병원이 혈액검사만으로 위암의 전 단계와 조기 위암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내시경 검진이 어려운 젊은층과 고령층 환자에게 새로운 선별 전략을 제시하는 중요한 발견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왼쪽), 최용훈 교수(오른쪽) /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김나영·최용훈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혈청 펩시노겐 검사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를 함께 분석해, 위암 전 단계인 위선종과 조기 위암 고위험군을 조기에 가려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현재 40세 이상 성인은 2년마다 국가암검진제도를 통해 위내시경을 받을 수 있지만, 40세 미만 젊은 환자와 70세 이상 고령 환자는 내시경 검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젊은층은 발병률이 낮아 일괄적 검사가 비효율적이고, 고령층은 건강상 이유로 내시경 검진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혈청 펩시노겐과 헬리코박터 검사의 중요성
연구팀은 위 점막 손상의 정도를 보여주는 펩시노겐 수치와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동시에 검사하는 혈청 펩시노겐 키트(가스트로패널)를 활용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내시경과 혈액검사를 받은 2200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펩시노겐Ⅰ/Ⅱ 비율이 5.3 이하로 낮은 경우 위선종과 위암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펩시노겐Ⅰ/Ⅱ 비율이 5.3 이하이면서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음성인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위선종 위험이 3.36배, 위암 위험이 2.25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헬리코박터균이 위 점막 손상 초기에는 존재하지만, 손상이 심해지면 생존이 어려워 사멸해 감염 음성이 오히려 위험 신호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혈청 펩시노겐 검사와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함께 해석하는 방식이 위암 고위험군 선별에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최근 펩시노겐 II와 헬리코박터 감염력 조합으로 젊은 여성의 미만형 위암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다는 추가 연구도 발표했다.
김나영 교수는 "정기 내시경 검진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젊은층 환자에게 혈액검사 기반 선별 전략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임상적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Gut and Liver'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