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1일(토)

중국대사관·경찰서 난입한 '캡틴 아메리카'... 징역 1년 6월 선고

중국대사관·경찰서 난입한 '캡틴 아메리카' 실형 선고


마블 영화의 캐릭터인 '캡틴 아메리카'의 복장을 입고 중국 대사관과 경찰서에 난입하려 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 안 모씨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구창규 판사는 건조물침입 미수·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개인적,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킬 의도로 범행했다"며 "공권력과 국가법질서 보호를 위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인사이트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가 윤 대통령의 불구속 수사를 권고할 것을 인권위에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이어 "경찰 공무원의 직무집행에 상당한 장애가 발생했고, 범행 과정에서 경찰을 극도로 경시하는 태도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안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모욕 피해자인 이 모 순경을 위해 100만원을 공탁한 점과 경찰서 출입문 수리비를 지급한 점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반영됐다.


해외에서 '직구'한 위조 신분증까지, "CIA 잠입 요원이다" 주장한 캡틴 아메리카


안씨는 지난 2월 14일 캡틴 아메리카 복장으로 주한 중국대사관 난입을 시도해 건조물침입미수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같은 달 20일 서울 남대문경찰서 1층 유리문을 깨고 안으로 들어가려 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 과정에서 안씨는 현장에 근무하던 경찰관에게 막말과 폭언을 일삼았고 경찰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 받자 위조한 가짜 미국 신분증을 보여줬다. 


또 자신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잠임(블랙) 요원이라고 주장했지만, 안씨는 육군 병장으로 제대해 미국을 오간 기록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사이트영화 마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중국대사관과 경찰서 난입을 시도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안모씨가 2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안씨는 경찰에 미군과 유엔안전보안국 위조 신분증을 제시한 사문서 위조 및 행사 혐의도 추가됐다.


한편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 정보기관(모사드), 인터폴, 유엔안전보안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외 주요 기관의 위조 신분증 총 5종을 '직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25일 결심 공판에서 안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안씨는 "추후 제가 좋은 형을 받아 나간다 해도 항상 준법정신의 틀 안에서 법이 허용하는 내용만큼의 퍼포먼스 정도로 사회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며 "추후 동일하거나 또 다른 일로 인해 비슷한 죄를 짓지 않을 것"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