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3일(월)

"박나래가 마신 와인 2병 주문"... '나혼산 제작진' 사칭 노쇼 피해 발생

유명 예능 제작진 사칭 '노쇼' 주의 


전북 고창에 있는 한 음식점이 유명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진을 사칭한 사기로 인해 72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 27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0시쯤 고창군 소재의 한 음식점에 "저녁 6시 30분에 24인 단체 식사를 예약해달라"라는 전화가 걸려 왔다.


이 전화를 건 A씨는 자신을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촬영팀이라 소개했는데, 문자로 명함을 찍은 사진을 보내고 같은 날 오후 3시쯤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인사이트박나래 / 전북 고창의 한 음식점 직원 B 씨가 A 씨·주류업체와 나눈 대화.(독자 제공) / 뉴스1


A씨는 "연예인 박나래씨가 마시는 고급 와인 2병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하며 주류 업체 '골든타임' 연락처를 건넸다. A씨가 요청한 와인은 '크룩 끌로 당보네 1995산'으로, 1병당 수백만원에 이르는 고급 주류다.


음식점 직원은 A씨가 소개한 주류 업체 '골든타임'과 연락했다. 업체 측은 한 병당 420만원이지만 현금 결제 시 10% 할인해 360만원에 판매하겠다고 전달했다.


평소 '대리 구매' 요청 많았던 음식점, 의심 전혀 못했다


음식점 직원은 총 720만원을 계좌 이체로 결제를 진행했다. 평소 손님이 주류를 대리 구매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고, 20년 넘게 노쇼 사기를 당한 적이 없었기에 의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배송되기로 했던 술은 음식점에 도착하지 않았다.


예약 시간 30분 전, 대리 구매를 요청한 A씨는 "지금 김제에 있으니 곧 도착한다"라고 전화하고 연락을 끊었다. 예약 시간이 다 되도록 A씨가 도착하지 않자 음식점 측은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접수되긴 했지만, 업주 측에서 사건 처리를 원하지 않는 상태"라며 "업장의 피해를 우려하는 것 같다. 수사 협조를 위해 최대한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 "최근 전국적으로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전화를 추적해 보면 해외에서 걸려 오는 경우가 많아 피의자 특정이 굉장히 어렵다"며 "시민분들도 피해 예방을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지난 12일 군산에서도 배우 강동원이 출연하는 영화의 제작진을 사칭해 사기를 벌여 1460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