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235억 벌어 북한 정권에 70억 상납 추정"... 북한 해커와 결탁한 총책, 재판 넘겨져

북한 해커와 결탁한 불법 도박사이트 분양조직 총책 구속기소


북한 해커와 접촉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제작한 뒤 국내에 유통한 도박사이트 분양조직 총책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찬규 부장검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법 도박사이트 종합 컨설팅 분양조직 총책 김모(55)씨를 26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22∼2024년 중국에서 북한 군수공업부 산하 313총국(옛 조선컴퓨터센터) 및 정찰총국 제5국(해외정보국·옛 35호실) 소속 해커와 접촉하면서 불법 도박사이트 16개(도메인 71개)를 제작하고, 이를 국내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게 판매했다.


특히 김씨는 도박사이트 제작 의뢰와 오류 점검 등을 위해 2023년 10∼11월 313총국 소속 북한 해커들과 텔레그램 '솔루션 오류 점검방' 채팅방, 위챗 등을 통해 1181차례 직접 대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정권에 상납된 불법 수익, 최소 70억원 이상 추정


김씨가 북한 해커들과 공모하여 만든 도박사이트를 국내 운영자들에게 분양한 뒤 대포 통장을 통해 벌어들인 불법 수익은 상당했다.


검찰은 2021년 3월∼2024년 8월 약 3년 5개월간 사이트 분양·관리비, 게임머니 수수료 등 명목으로 벌어들인 불법 수익이 총 235억5227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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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30% 정도인 70억원 이상이 북한 해커에게 전달됐고, 이런 '외화벌이 수법'으로 넘어간 대부분이 북한 정권에 상납돼 통치자금 등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김씨 본인도 차명 계좌로 취득한 범죄수익이 최소 12억8355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313총국은 북한 정보기술(IT) 전략을 총괄하는 부서로, 중국 단둥 등에 지사를 설립한 후 불법 프로그램 용역을 받아 외화를 벌어들이고 유사시 대남 사이버전을 위한 공작거점 역할을 하는 곳이다.


김씨는 또한 해외 파견 공작원 활동 부서인 정찰총국 제5국 소속 북한 해커로부터 불법 도박사이트 종합 컨설팅 홍보를 위한 광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받은 것으로도 파악됐다.


국가안보 위협하는 사이버 범죄에 엄정 대응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씨는 한국보다 자금 세탁이 쉽고, 수사기관 단속을 피하기 쉬운 중국을 활동 무대로 삼아 한국인 이용자를 표적으로 삼은 불법 도박사이트 종합 컨설팅 분양조직을 결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중국, 베트남 등에 체류 중인 김씨의 공범 3명에 대해선 계속 수사 중이다.


이 사건은 국가정보원이 2023년 첩보를 입수한 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가 김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이달 7일 사건을 구속 송치받아 보완 수사를 진행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주목할 점은 김씨가 2012년에도 북한 해커가 개발한 '리니지 등 게임 아이템 획득을 위한 자동 게임 실행 프로그램'을 국내에 유포한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개인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고 북한의 대남 사이버테러 위험을 가중하는 국가안보 위해 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