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자살 생각·알코올 중독 많아"... 희망 없이 살아가는 '취약 1인' 가구 현실

벼랑 끝 취약 1인 가구, 고립 청소년 62.5% "죽고 싶다" 충격 실태


10명 중 6명이 넘는 고립·은둔 청소년이 자살을 생각하고, 쪽방촌 어르신들은 열악한 환경과 알코올 중독에 신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열린 '2025 상반기 로펌공익네트워크 라운드테이블'에서 이처럼 벼랑 끝에 몰린 취약 1인 가구의 안타까운 실태가 공개됐다.


사진 제공 = 로펌공익네트워크사진 제공 = 로펌공익네트워크


국내 12대 로펌의 연합체인 로펌공익네트워크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법조계와 복지 현장 전문가들은 '1인 가구: 고립·은둔 청소년, 쪽방촌 거주 어르신 등 취약 어르신'을 주제로 현안을 진단하고 시급한 지원책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최홍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고립·은둔 청소년 실태 및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최 박사는 13~18세 청소년 중 사회적 고립 비율이 5.2%로, 이에 해당하는 고립 청소년 규모가 약 1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소년의 72.3%가 18세 이전에 고립을 시작하며, 이들 중 42.4%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삶의 만족도(4.76점)는 비고립 청소년(7.35점)에 비해 현저히 낮았고, 62.5%가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전문가들이 말하는 고립 청소년 지원의 현실적 어려움


기존 이미지


지난해 '바른 의인상' 수상자인 김옥란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장을 비롯해 유연정 청소년행복재단 팀장, 박덕명 사람을세우는사람들 더유스 사무국장은 각 단체의 지원 현황과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은 "쓰레기집에 방치된 청소년 사례부터 수년간의 은둔 생활까지 다양하다"며 "회복에는 최소 1~3년의 장기적이고 꾸준한 지원이 필수적이지만, 단기 프로젝트 위주의 예산과 전문 인력 부족이 현장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호소했다.


현장 전문가들은 재고립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관리 시스템 부재 등 현실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며 법적·제도적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고립 청소년들이 사회로 복귀한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시 고립 상태로 돌아갈 위험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쪽방촌 어르신들의 열악한 현실과 지원 방안


취약 어르신 문제도 심각했다.



이유미 성남시청 통합사례관리사는 '취약 어르신 지원정책 현황'을 보고하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의 실태를 조명했다.


이 사례관리사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세금 체납, 건강 악화, 저장강박 등으로 위기에 처한 중산층 독거노인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법률적 조력(성년후견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준호 한사랑가족공동체 신부와 박민선 오픈도어 이사장은 쪽방촌 어르신 등 취약 어르신 지원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백 신부는 "쪽방촌 어르신 다수가 알코올 중독과 열악한 주거 환경에 고통받고 있다"며 "이들에게는 단순한 물질적 지원을 넘어 공동체적 유대감 회복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이사장은 1인 가구의 안전, 건강, 고독사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연구와 캠페인 활동을 소개하며,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취약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