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남 도우며 살고 싶어 '요양원' 설립한 40대 여성... 5명 살리고 하늘로

봉사하는 삶을 살던 40대 여성, 뇌사 후 장기기증으로 100여 명에게 새 삶 선물


봉사하는 삶을 살기 위해 요양원을 설립했던 43세 여성이 뇌사 상태에 빠진 후 장기기증을 통해 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남기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3월 뇌사 상태였던 故 이지혜씨가 인하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5명에게 기증하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기능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재건과 기능 회복을 도왔다고 27일 밝혔다.


2025-05-27 11 22 56.jpg인하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측)을 5명에게 기증하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기능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재건과 기능 회복을 돕고 숨진 故 이지혜(43)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고인은 지난 3월 18일 집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으나,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고인이 평소 어려운 사람을 돕기를 좋아했기에 마지막 가는 길에도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따뜻한 마음으로 봉사하며 살아온 삶


인천에서 3녀 중 장녀로 태어난 고인은 밝고 활동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특히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지녔다.


23살 때 아버지가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면서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힘든 시기에도 장애인과 어린아이를 돕는 봉사 동아리 활동을 지속했다.


장기기증,17살 소녀,묵념,의료진,새 생명 살리고 간 소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고인은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며 요양원을 설립할 정도로 봉사하는 삶에 헌신했다.


그녀의 삶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타인을 향한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고인의 가족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누군가를 살리는 것은 보람되고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아직 엄마를 그리워하는 8살 막내 아들이 엄마가 좋은 일을 하고 떠난 착한 사람이었다고 기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인의 딸 이예향 씨는 "내 엄마로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맙다"면서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았던 시간 추억하며 잘 살아 갈테니 천국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라"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이지혜 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면서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자와 유가족의 사랑이 다른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