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난 구치소인데 홍준표는 하와이라니"...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부인하며 홍준표 끌어들인 김영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 측근 불법 정치자금 의혹 논란 확산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여론조사 대납 의혹' 물증으로 의심받는 수표를 공개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전 의원은 지난 26일 창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익제보자 강혜경 씨와 언론사 관계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김영선 전 국회의원(왼쪽)이 26일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자신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 등을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5.26 / 뉴스1


앞서 얼마 전 한 언론을 통해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를 사실상 운영해 온 명태균 씨가 박재기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으로부터 '여론조사 비용 1억 원'을 대납 받아 이 중 5,000만 원가량을 김 전 의원 선거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미래한국연구소에서 2020년 총선부터 2024년 지선까지 홍 전 시장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해주는 대가로 받은 돈이라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인사이트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김영선 전 의원이 29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2025.4.29 / 뉴스1


김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된 '여론조사비용 1억 원'으로 지목된 5,000만 원짜리 수표 2장을 공개했다.


2022년 4월과 2020년 9월 각각 우리은행과 농협에서 발급한 5,000만 원짜리 수표 1장과 해당 금액의 수표를 발행한 출금표다.


우리은행 수표는 홍 전 시장이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던 2020년 4월 총선 후 5개월 뒤 발행됐다.


김 전 의원은 해당 자금이 자신의 선거에 사용됐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미한연 전 소장) 김태열·(미한연 전 부소장) 강혜경이 (홍 전 시장 여론조사비 대납 건 관련) 현금을 받았다고 했다가 수표를 받았다고 하는 등 계속 말이 달라진다"며 "저희도 제보를 통해 김씨와 강씨가 박재기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으로부터 수표 2장을 받아 1장은 강씨 동거남 계좌로 넣어 자신들이 일부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명씨 역시 지난달 재판에서 "나는 홍 전 시장에게 돈 받은 게 없다. 김씨가 수표 2장 1억 원을 받았다"며 "1억 원 중 5,000만 원은 김씨가 자기 개인 카드빚 갚는 데 쓰고, 나머지 5,000만 원은 강씨가 사비로 썼다. 나는 전혀 모르는 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인사이트'명태균 여론조사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 대한 폭로를 이어오고 있는 강혜경 전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이 23일 오전 대구경찰청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5.23 / 뉴스1


김 전 의원은 "나는 무죄를 주장하는데도 (검찰이) 구속영장을 쳐서 구치소에 넣고, 실제로 혜택을 받은 홍 전 대구시장은 하와이에서 즐기고 있으니 이런 사법이 어디 있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김 전 의원은 "저는 회계담당자가 요구하는 대로 회계 처리가 될 거라고 믿고 돈을 준 것 말고는 내용을 알지 못했다. 구치소에 있으면서 수사 기록을 받아 어느 정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제가 16가지 방법으로 여러 가지 갈취·횡령을 당한 사안"이라며 "정치 자금 범죄로 하면 강혜경만큼 다양한 수법으로 범행하는 흉악범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 뉴스1홍준표 전 대구시장 / 뉴스1


홍준표 전 시장 "사기꾼들 농단에 나를 왜 끼워 넣는지 아연실색"


이에 대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강하게 반박했다.


홍 전 시장은 "김영선이 공개한 돈 1억 원은 명태균, 김태열이 공모해 박재기로부터 차용사기 해간 돈"이라며 "사기꾼들 농단에 나를 왜 끼워 넣는지 아연실색"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 전 시장은 "그 돈은 박재기가 자기 지인인 사람을 소개해서 그 지인이 1억 원을 김태열이 경영하는 미래연구소 경영 자금으로 차용 사기해 간 돈으로 보고받았다"며 "그중 박재기가 1,000만 원 돌려받았고 9,000만 원은 돌려주지 않아 아직도 못 받고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홍 전 시장은 자신이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고소를 취소한 것을 언급하며 "내가 정치판을 떠났기 때문에 더러워서 모두 취소했다만 이런 짓 계속할 줄 알았다면 고소 취소 안 할 걸 잘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돈은 여론 조사 비용이 아니고 김영선 본인도 관련된 차용 사기라는 걸 알고 있을 텐데 다시 또 그런 짓 하면 무고로 처벌될 것"이라며 "명태균과 관련된 어떤 혐의도 나하고는 상관없다는 걸 다시 한번 천명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