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북한의 명산 '금강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전망

북한 금강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유력


'천하제일 명산'으로 불리는 금강산이 북한의 세 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될 전망이다.


인사이트뉴스1


27일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유산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북한이 신청한 금강산에 대해 '등재' 권고 판단을 내렸다.


정식 명칭은 '금강산'(Mt. Kumgang - Diamond Mountain from the Sea)으로, 백두산과 함께 한반도의 대표적인 명산이다.


높이 1,638m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수많은 봉우리와 기암괴석, 폭포와 연못이 어우러진 금강산은 태백산맥 북부, 강원도 회양군과 통천군, 고성군에 걸쳐 있다.


위치에 따라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으로 나뉘며 다양한 식물 종이 서식하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철마다 아름다운 풍광을 뽐내는 금강산은 금강, 봉래, 풍악, 개골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으며,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사람이 죽어서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죽기 전에 한번은 올라야 한다는 민간신앙이 있을 정도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고 설명한다.


문화경관으로서의 금강산 가치 인정


금강산은 등재 신청 약 4년 만에 세계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유네스코 누리집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2021년 금강산의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당시 코로나19 방역 상황으로 평가·심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올해 대상에 포함됐다.


북한은 금강산을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성격을 모두 지닌 복합유산으로 신청했다.


인사이트세계유산 등재 후보 평가 결과. 표시한 부분이 북한이 신청한 '금강산'. 권고 사항의 'I'는 '등재'(Inscribe)를 의미한다. / 유네스코 누리집 캡처


두 자문기구는 북한 측에 신규 세계유산 등재를 권고하되 "해금강 지역의 해만물상, 총석정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문화경관(cultural landscape)으로 등재"할 것을 제언했다.


문화경관은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형성된 문화적 유산을 의미한다. 이는 문화와 자연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던 기존 방식을 넘어 유산 개념을 확장한 것으로, 1993년 뉴질랜드의 통가리로 국립공원이 처음 문화경관으로 등재된 바 있다.


전종한 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는 문화경관을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담은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공동 등재 가능성과 북한의 유산 정책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7월 6일부터 16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평가에서 등재 권고를 받은 금강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전망이다.


인사이트뉴스1


등재가 확정되면 북한의 3번째 세계유산이 된다.


북한은 이미 '고구려 고분군'(2004년)과 '개성역사유적지구'(2013년) 등 세계유산 2건과 인류무형문화유산 5건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평가 결과는 설악산과 금강산을 세계유산에 공동 등재하자는 주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산은 한반도 중심축인 백두대간의 생태·자연 보고로, 설악산은 1994년, 금강산은 2000년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잠정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금강산이 단독으로 등재되면 공동 등재는 사실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사이트뉴스1


세계자연유산 전문가인 우경식 강원대 명예교수는 "북한에서 문화유산이 아닌 자연유산 부분을 포함해 신청한 건 처음"이라며 "등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금강산과 설악산은 지질적으로 유사하나 상호 보완할 점이 분명하다"며 "추후 남북 협력을 거쳐 추가 등재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고 제언했다.


학계에서는 최근 북한의 유산 관련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김지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유네스코의제정책센터 팀장은 "북한은 김정은 정권 이후 국내법을 정비하며 유네스코 유산 관련 협약 및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국제기구나 국제 사회 참여를 통해 경제 부흥을 이루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