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5차 재판,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 증언과 녹음 공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다섯 번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곽종근 전 육군 특전사령관에게 '도끼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라고 지시했다는 육군 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증언이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는 특히 계엄군 간 통화 녹음이 법정에서 공개되며 논란이 가중됐다.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의 다섯 번째 공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도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고 포토라인을 지나쳤다. 법정에서도 눈을 감고 있거나 변호인과 대화할 뿐 직접적인 변론 없이 침묵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ㆍ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5.26 / 뉴스1
이날 공판에는 비상계엄 당일 국회에서 계엄군을 지휘했던 이상현 전 특전사 1공수여단장(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계엄군 지휘관의 증언... 통화 녹취록 공개돼
JTBC에 따르면 이 전 여단장은 계엄 당시 상부로부터 받은 지시에 대해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이 전 여단장은 "국회에 도착했다고 보고하자,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의원들을 다 밖으로 내보내라'는 지침을 긴박하게 줬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전 여단장이 부하에게 "문짝을 부숴서라도 의원들 끄집어내"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취록도 재생됐다.
이는 당시 계엄군이 국회의원들을 강제로 퇴출시키려 했다는 검찰 측 주장과 일치한다.
JTBC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탄핵심판에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에게 "계엄 선포 후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군 지휘계통을 통해 현장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검찰은 경찰이 확보한 경호처 비화폰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해당 서버에는 윤 전 대통령이 군 사령관들과 통화한 시간과 횟수 등의 기록이 저장되어 있어, 지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국회 진입 시도하는 계엄군 / 뉴스1
재판부는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에 압수수색 영장 발부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재판은 대선을 앞두고 진행되는 윤 전 대통령의 마지막 내란 재판으로, 그 결과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계엄 당시 국회의원들을 강제로 퇴출시키려 했다는 증언과 녹음 증거가 공개되면서 윤 전 대통령의 법적 책임 여부에 대한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