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입장?"...묻는 말엔 침묵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다섯 번째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도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26일 오전 10시 15분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공판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공판 15분여 전인 오전 10시경 법원에 도착해 지상 출입구로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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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쏟아진 질문은 여러 갈래였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께 하실 말씀은 없느냐", "검찰의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 요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부정선거 다룬 영화를 왜 관람하셨느냐"는 물음이 잇따랐지만, 윤 전 대통령은 굳게 입을 다문 채 법정으로 들어섰다.
국회에 투입된 특수부대...증언대 선 전 특전사 준장
이날 공판에는 2023년 비상계엄 문건 실행과 관련해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이상현 전 육군 특전사령부 1공수여단장(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병력 269명에 국회 출동을 지시하고, 지휘차량에 실탄을 실은 채 현장 작전을 직접 지휘한 인물로 지목돼 있다.
이 전 준장은 내란 주요 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지난 2월 중앙지역군사법원에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재판부는 그가 당시 어떤 지휘체계와 판단 하에 국회에 병력을 투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판은 내란 음모 실행 과정에서 실제 병력 투입과 지휘라인의 실체가 드러나는 핵심 절차 중 하나로, 향후 윤 전 대통령의 형사책임 판단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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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출입구로 등장...지지자들은 환호
이날 재판이 열리기 전부터 서울중앙지법 앞에는 윤 전 대통령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지하로! 모셔라!", "윤석열! 대통령!" 등 구호를 외치며 윤 전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렸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열린 3차 공판기일부터 지하 주차장을 통하지 않고 지상 출입구를 이용하고 있다. 통상 피고인 신분의 피고가 외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지하통로를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윤 전 대통령은 노출을 감수하면서도 공개 출석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재판은 향후 증인신문과 검찰의 구체적 증거 제시를 거치며 내란 실행 여부에 대한 본격 심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