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설난영 "노조는 과격하고 못생겨... 저는 예쁘고 부드럽고 그런 사람" 발언 논란

설난영 씨의 노조 관련 발언 논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씨가 노동절에 한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설 씨는 지난 5월 1일 국민의힘 포항 북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일반 사람들이 생각할 때 노조는 아주 그냥 과격하고, 세고, 못생기고"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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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극우 추적단 '카운터 엑스(X)'가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설 씨는 "저 노조의 '노'자도 몰라요. 제가 노조 하게 생겼습니까?"라고 말했고, 이에 청중은 "아뇨"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설 씨는 이어 "저는 반대되는 사람이거든요. 예쁘고, 문학적이고, 부드럽고, 네 그런 사람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노조를 접하게 됐단 말이죠"라고 말했다.


설 씨는 1970년대 말 세진전자 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저희 사업장 여성노동자들이 1500명이었다. 제가 거기 노조위원장한 건 제 실력 인정하시겠죠?"라며 과거 자신의 노조 활동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설 씨는 현재의 노조와 과거를 비교하며 "당시 노조라는 건 지금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지금은 민노총이다 해가지고 정치색이 짙지만 그 당시의 노조라는 건 아주 단순한 현장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 했던 거다"라고 말해 현재의 노동운동, 민노총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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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의 강력한 반발


이 같은 설 씨의 발언이 알려지자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23일 논평을 통해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에게 기대되는 '예쁘고, 부드럽고, 문학적인' 모습과 노조 활동을 대조함으로써, 노조 활동을 하는 여성은 여성다움에서 벗어난 존재라는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또한 "노조=세고, 못생기고, 과격하다는 식의 이분법을 만들며, 사회적·정치적 투쟁에 나선 여성들은 소위 말하는 '여성성'이 없다는 편견을 고착화하는 발언"이라며 "여성이 권리 주장이나 저항의 주체가 되는 것을 비정상으로 취급하는 구조적 성차별을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아내 설난영 여사를 소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3 / 뉴스1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5차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아내 설난영 여사를 소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3 / 뉴스1


한국노총은 "지금의 김문수와 설난영은 한 때 전설적이었던 노동운동가와 너무도 다르다"며 "계엄과 탄핵이라는 준엄한 역사의 물결 위에서 노동운동가 김문수와 세진전자 노조위원장 설난영은 이미 과거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야5당 단일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연대체인 경남광장 선대본도 24일 논평을 통해 설 씨의 발언은 "여성에 대한 외모 비하일 뿐 아니라, 노동자와 노동운동 전반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인식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