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다 큰 돌덩이...조합 , 대의원회의도 전에 설치 강행
서울 동대문구의 한 신축 대단지 아파트에서 대형 조경석 설치를 둘러싸고 입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부 조합원이 "돌 하나에 수천만원씩 한다"며 사업의 정당성과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소셜미디어에는 해당 아파트 단지에 성인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돌이 잇달아 들어서고 있다는 제보와 비판이 이어졌다. 기존 조경을 철거한 자리엔 단지명을 새긴 조경석이 줄줄이 들어섰고, 입주민들은 "흉측한 비석 같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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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아파트에 거주 중이라는 시민 A씨는 "이게 맞는 거냐. 돌 하나에 6000만원씩 한다는데 아무 설명 없이 들여왔다"며 "조합이 멀쩡한 조경을 밀어버리고 기묘한 돌덩이를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안은 20억 , 이미 설치된 조경석 3개
조경석 설치는 아파트 재개발조합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8일 대의원회의에선 조경석 30여 개 추가 설치를 포함한 약 20억 원 규모의 예산안이 상정될 예정이나, 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최소 3개의 대형 조경석이 이미 단지 안에 설치됐다.
입주민들은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유명 부동산 커뮤니티를 통해 "아직 대의원회의 통과도 되지 않았는데 조합장이 먼저 고가의 비석을 세웠다"며 "주민들뿐 아니라 인근 단지에서도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인터뷰에서 "기존 조경을 굳이 뜯어낸 데다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이런 돌을 들여왔다"며 "조합장의 일방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대하는 주민들은 '80년대 아파트냐'며 격앙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카페 '부동산 스터디'
조합 측 , "좋아하는 조합원도 있다" 해명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조합 측은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조경석 설치에 긍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조경석을 선호하는 조합원들도 있다"며 "주민 간에 취향이 엇갈리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조경석에는 단지명을 고풍스러운 서체로 새겨 넣었으며, 한 조경석당 6000만원, 총 30개면 18억 원에 달하는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입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고가 조경 예산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고, 조합이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점이 사태의 본질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조합과 입주민 간 신뢰 균열이 조경석을 매개로 수면 위로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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