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인쇄 돌입...단일화 효과 반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1차 마지노선을 넘기면서, 양측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대선 본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면서 단일화의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 뉴스1

공직선거법상 이날 이후 후보가 사퇴하더라도 투표용지에 '사퇴' 표시를 반영할 수 없다. 유권자에게는 투표소 내 안내문을 통해서만 해당 사실을 고지할 수 있다. 전날까지가 사실상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첫 번째 마감선이었던 셈이다.

단일화가 투표에 실제 반영되려면 사전투표용지 제작 시점을 감안해야 한다. 선거 당국은 29일부터 시작되는 사전투표에 앞서 28일까지 후보 변경이 있어야 용지에 '사퇴' 표기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문수 , "한뿌리니까 노력할 것"...이준석 , "망상이다"

국민의힘은 28일 전 단일화 성사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25일 충남 공주 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원래 한뿌리니까 노력할 것"이라며 "여러 방면에서 접촉을 시도 중이나, 구체적인 시점이나 방식은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 뉴스1

이어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원천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도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반성적 고찰이 담긴 발언이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윤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이준석 후보를 향한 '화해의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날 서울 종로 유세 현장에서 '김 후보와 단일화 협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전혀 없다"며 "국민의힘은 단일화 프레임으로 오히려 이재명 후보를 돕고 있다. 이재명 응원단이나 다름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도 "단일화는 100% 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고, 사전투표 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망상"이라고 단언했다.

홍준표 , "이준석 투표는 미래 투자"...지지세 변수로 부상

홍준표 전 대구시장 / 뉴스1

이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올린 글도 이준석 후보의 완주 결심을 더욱 굳히는 배경이 됐다. 홍 전 시장은 "이준석 투표는 사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홍 전 시장께 고맙다. 그분이 하려던 정치를 제 정치에 녹여내겠다"고 화답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아직 단일화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 이준석 두 후보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며, 이재명 후보를 앞지를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현실성을 갖게 되면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김 후보와 이 후보가 손을 잡으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단일화의 원동력"이라며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개혁신당 측은 단일화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2차 TV 토론 이후 발표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본다"며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할수록 단일화 명분은 약해진다"고 강조했다.

뉴스1

이번 주가 분수령...TV 토론과 여론조사 공표 금지가 변수

이번 주는 단일화 논의에 있어 중대 분기점이다. 27일에는 3차 TV 토론이 예정돼 있고, 다음 날인 28일부터는 선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다. 그 이후로는 유권자 인식 전환을 이끌 수 있는 공식 지표 확보가 어려워진다.

단일화 협상의 명분을 쥐려는 양측의 여론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마지막 열쇠는 유권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

뉴스1

한편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는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 방식은 무작위 추출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한국갤럽, 한길리서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