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엔 단호한 이별, 이준석엔 '정치적 감각' 담은 응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를 향해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25일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 글을 올린 홍 전 시장은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밝혔다.
뉴스1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홍 전 시장이 대선을 9일 앞두고 사실상 이준석 지지를 밝힌 것이다.
"1등 가능한 후보"...개혁신당 측, 지지 선언에 고무
이준석 후보 측은 홍 전 시장의 발언에 고무된 분위기다. 김철근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홍 전 시장님 응원에 힘입어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1등이 가능한 이준석 후보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빨라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동훈 수석대변인도 "홍 전 시장님이 이 시점에 이런 말씀을 하신 이유가 뭐겠느냐"며 "한마디로 촉이 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와이 특사단 접촉에도 단호한 거절..."돌아갈 생각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 / 뉴스1
홍 전 시장은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경선 탈락 직후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곧이어 탈당했다. 이후 그는 "판이 바뀌지 않고서는 보수는 살아날 길이 없다", "도저히 고쳐 쓸 수 없는 집단"이라며 국민의힘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홍 전 시장을 선거대책위원회에 끌어들이기 위해 특사단을 미국 하와이로 급파했으나, 설득은 실패했다. 김문수 후보 측 특사단은 지난 19일 현지에서 약 4시간 20분간 홍 전 시장과 면담을 진행했고, 김 후보의 뜻을 전달하며 "원하는 역할과 방식 모두 수용하겠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홍 전 시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두 돌아갔다. 나는 대선이 끝난 후에 귀국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적었다. 그는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왔다. 문수 형은 안타깝지만, 나는 이미 그 당을 탈당했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과 손잡을 일은 없다" 강조...하지만 행보는 거리감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하와이 방문 후 CBS 라디오에서 "홍 전 시장은 '민주당과 손잡을 일은 절대 없다'고 명확히 말했다"며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표현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 뉴스1
하지만 홍 전 시장이 이날 이준석 후보를 향해 직접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그의 정치적 입장이 기존 보수 정당의 틀을 넘어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