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남의 가스라이팅과 남편의 순애보
상간남의 가스라이팅에 속아 이혼 소송을 제기했던 아내가 뒤늦게 남편의 진심 어린 사랑을 확인하고 부부 관계를 회복한 사연이 화제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유 취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대구가정법원 경주지원의 9년 차 이혼 전문 정현숙 판사가 자신이 맡았던 기막힌 사건을 공개했다.
vN '유 취즈 온 더 블럭'
정 판사에 따르면, 한 아내가 "남편이 의처증이 심해 저와 친한 남사친(남자 사람 친구)의 관계를 의심한다. 이렇게 의처증 심한 남편과 같이 살 수 없다"며 이혼 소장을 제출했다.
처음 소장을 읽었을 때 정 판사는 "이렇게 나쁜 남편이 다 있나 싶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남편의 답변서를 통해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났다. 남사친은 아내의 첫사랑이었고, 실제로 불륜 관계였던 것이다.
교묘한 가스라이팅과 남편의 용서
더 놀라운 사실은 남사친이 아내를 교묘하게 가스라이팅하며 경제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남사친은 아내에게서 받은 돈으로 자신의 자녀들을 키우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남편은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고도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다.
vN '유 취즈 온 더 블럭'
남편은 답변서에 "아내가 순수해서 저런 놈한테 당했다. 내가 구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적었다. 그는 이혼을 원하지 않고 상간남의 처벌만을 원한다고 밝혔다.
남편이 아내를 용서한 이유는 아내가 25년간 시부모를 모시며 병수발을 드는 등 가족을 위해 헌신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처음에는 잘못을 인정하던 상간남이 며칠 후 남편에게 "당신은 이 게임에서 완전히 졌소. 내가 죽으면 아내가 당신을 살인자라고 생각할 텐데 그래도 아내가 너랑 살아줄까?"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했던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남편은 이 메시지만 보여줘도 아내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아내가 또다시 상처받을까 염려해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이혼 소송 법정에서 "아내에겐 잘못이 없다"며 그녀를 옹호했다. 정 판사는 이 부부에게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부부 상담을 권유했다.
상담 과정에서 아내는 남편이 상간남의 메시지를 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남편의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부부는 관계를 회복했으며, 정 판사는 "남편의 순애보가 부부 관계를 회복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