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의 숨겨진 경고 신호: 얼굴과 코 주변의 붉은 발진
얼굴과 코 주변에 붉은 발진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피부 트러블이 아닌 고혈당의 징후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19일(현지시각) 영국 외신 매체 서레이라이브는 고혈당이 당뇨와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뇨 치료 전문가인 아미나 굿윈 박사는 "코 주변 피부가 벗겨지고 붉은 염증·발진이 나타나는 건 고혈당 징후"라며 "거울을 볼 때 피부를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러한 염증만으로 고혈당을 단정할 수는 없으며, 갈증, 소변량 증가, 피로감, 식욕증가, 체중감소, 시야 흐림 등 다른 주요 증상이 함께 나타날 경우 고혈당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고혈당과 피부 질환의 밀접한 관계
고혈당은 혈액 속 포도당이 과도하게 많은 상태로, 공복 혈당이 100~125mg/dL이면 '공복혈당장애',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혈당 관리의 핵심은 '혈당 스파이크 예방'이다. 혈당 스파이크는 음식 섭취 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이러한 혈당 스파이크의 장기적 반복을 당뇨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피부질환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지에 실린 '당뇨병과 피부 질환' 논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30~79%가 피부질환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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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당 상태에서는 피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 건조 위험이 높아지고, 혈액 속 당 성분이 염증을 일으켜 신경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이로 인해 피부 기능이 저하되고 과민해져 약한 자극에도 반응하며 가려움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광원 교수는 "당뇨가 있는 사람은 혈액순환이 잘 안 된다"며 "모세혈관으로 피가 통하지 않고 영양 공급이 부족해지면 피부 건조가 심해지고 균이 자리 잡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혈당 수치가 높은 경우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코 주변 발진의 특별한 이유와 고혈당 예방법
특히 코 주변에 붉은 염증이 더 잘 생기는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코 주변은 땀샘이 많고 크기 때문에 염증이 더 잘 생길 수 있다"며 "코에 염증이 생기면 다른 부위보다 도드라져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 자체의 방어 능력이 떨어져 균 번식이 빨라지고, 염증이 생기기 쉬우며 회복 속도도 느려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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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당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혈당 수치 확인이 필수적이다.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혈당지수(GI)가 낮은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현미, 아보카도, 바나나, 토마토, 양배추 등은 혈당지수가 낮은 대표적인 식품이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체중 관리도 혈당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