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6일(월)

"배달 일하는 외국인 남편 '불법체류자'로 신고한 남성... 생사람 잡아놓고 사과도 안합니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외국인 남성, 배달 중 '불법체류자' 오해로 경찰 신고 당해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정식 비자를 받고 합법적으로 배달 일을 하던 외국인 남성이 불법체류자로 오인받아 경찰에 신고당하는 억울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인 여성 A씨는 지난 2019년 한국을 여행 중이던 모로코인 남성과 만나 사랑에 빠져 이듬해인 2020년 혼인신고를 했다.


배달기사,배달 라이더,배달료 인상,배달 세금,배달 보험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 부부는 결혼이민비자 발급에 약 2년이 소요된 끝에 2022년부터 한국에서 정식으로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남편은 결혼이민 비자를 취득해 합법적으로 한국에서 취업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7일 밤 10시경, 평소처럼 배달 일을 하던 A씨의 남편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한 건물에서 배달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1층에서 만난 낯선 남성이 갑자기 "그쪽 나라 가서 일하세요"라며 시비를 걸기 시작한 것.


외국인 혐오 발언과 부당한 대우


이 남성은 A씨의 남편에게 "외국인이 원래 배달하면 안 된다"며 "보험도 가입 안 되고, 지금 외노자가 불법으로 일하고 있는 거다. 지금 경찰 오기로 했으니까 방해하지 말고 배차 빨리 취소하라"고 강요했다.


캡처_2025_05_21_10_17_16_399.jpgYouTube 'JTBC news'


A씨의 남편이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이 남성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그를 붙잡아두며 계속해서 "한국에서 이렇게 일하면 안 된다. 불법이다"라고 주장했다.


한국어가 서툰 A씨의 남편은 결국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경찰이 도착하자 그는 외국인 등록증과 플랫폼에 등록된 라이더 인증 화면을 보여주었고, 아내인 A씨가 경찰과 직접 통화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A씨는 "남편이 많이 속상해했다"며 "다른 분들이 공익 목적으로 지나가다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있어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 사람 불법 외노자예요'라고 말하면서 당당하게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겪은 게 정신적으로 힘든데, 경찰 7명이 와서 신원 조회하고 그러는 게 굉장히 공포스러웠다고 하더라"라고 남편의 심정을 전했다.


_9f42504e-eb72-47fd-8c7d-afb416258d15.jfif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A씨는 "그 남성이 직접 와서 사과하면 넘어가려고 했는데, 일주일 넘게 사과하지 않아서 지난 14일에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했다. 피해자 조사까지 받았다. 그런데 그 남성은 우리가 자기 동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유포했다고 자기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