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6일(월)

'계엄 희화화' 논란 휩싸인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주점 메뉴판... "계엄 때렸수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주점 메뉴판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이 '계엄, 때렸수다'를 학교 축제 주점 이름으로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는 학과 SNS에 학교 축제 주점 홍보 포스터를 게재했다.


해당 게시물을 게재한 학생회 측은 "여기는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3025년 대한민국, 6시간 끝에 계엄은 사상자 없이 종료됐지만 사회는 큰 혼란과 분열에 빠졌다. 협치 거부, 입법 폭주, 극심해지는 양극화까지 당면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대통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밤, 주점에서 세상을 구하고 분열을 해소하기 위해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SNS 


학생회 측은 "본 주점은 오로지 현 정권에서 발생한 계엄 사태만을 풍자하는 것을 기획 의도로 한다"며 학과 주점 메뉴판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공개된 메뉴판을 보면 메인 메뉴로는 '이재명이나물삼겹살'과 '윤석열라맛있는두부김치'가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윤석열라맛있는두부김치' 한켠에 적힌 "맛없는 안주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국민 여러분의 입맛을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라는 문구다.


이는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언과 유사하다.


인사이트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SNS


사이드 메뉴로는 '조국혁신라면'과 '좌파게티 + 우파김치', '계엄말이' 등이 존재했고, 디저트 및 음료로는 '정청레몬샤베트', '홍카콜라', '우원식혜', '한덕水' 등이 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계엄이 장난이냐", "수준 떨어진다", "웃어넘길 수준이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학생회 측이 계엄을 희화화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계엄을 옹호한 것도 아니고, 정외과 학생들이 정치를 유쾌하게 풀어낼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불편해하는 사람들 있는 거 보니 잘 만들었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사이트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SNS


논란이 불거지자, 학생회 측은 해당 포스터를 삭제하고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이들은 "사용된 컨셉과 관련해 일부 학우 및 시민 여러분께 불편함과 오해를 드린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계엄을 다루는 데 있어 인식이 부족했던 점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풍자를 선택한 이유도 사건을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쉬쉬하지 않고 드러내 공론장의 주제로 삼는 것이 정치학도로서 사회의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어렵지만 진정한 길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