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불닭 먹더니 K-매운맛에 길들여졌나"... 중동서 고추장 수입 급증

중동에서 뜨는 한국 소스, 한식 문화 확산의 신호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고추장 등 한국 소스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한식이 현지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삼양식품


삼양식품


KATI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중동(GCC) 지역에 대한 한국 소스 수출액은 77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8% 증가한 수치로, 한국 식품의 중동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매운 소스류 제품들이 중동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으면서, 고추장을 비롯한 한국산 소스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식의 건강함과 독특함이 중동 소비자 사로잡아


중동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음식은 '건강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색다른 맛과 독특한 음식을 찾는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한식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소스류 수출 증가는 단순한 제품 판매 확대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현지인들이 한국 소스를 활용해 직접 요리하거나, 한국 소스를 사용하는 한식 레스토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한식 문화가 현지에 깊이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지난해 기준 한식 파인다이닝 식당이 전년 대비 3곳 늘어 4곳이 운영 중이다. 한식 파인다이닝 식당은 단순히 음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식당의 분위기와 공간 등 모든 경험을 한국 문화와 연결시키는 '한국 문화 종합 체험소'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한식 파인다이닝 식당이 주로 위치한 두바이는 현지인뿐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국제도시로, 한식을 글로벌하게 알리는 중요한 창구가 되고 있다.


국가별 특성 고려한 맞춤형 전략 필요


그러나 중동 국가별로 살펴보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GCC 내 최대 K-푸드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3월 누적 기준 된장 수출액이 전년 대비 45.8% 감소했으며, 고추장 수출액도 26.5% 하락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식약청(SFDA)의 통관 절차가 전산화되고, 사우디 정부가 지정한 공인 할랄 인증 기관의 제품만 통관 시스템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수출 물량이 줄어든 결과다.


반면 UAE의 두바이는 개방적인 식문화와 외식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작용해 한국 소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식의 확산을 위해 단순한 수요 분석을 넘어 현지의 제도적 특성과 문화적 장벽도 고려해야 한다"며 "중동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한식 제품 개발과 함께 할랄 인증 등 현지 규제에 맞춘 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