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4일(수)

짝사랑 여학생 살해한 10대가 피해자에게 쓴 소름 돋는 편지... "죽은 네가 꿈에 나와 행복" (영상)

사천 여학생 살인사건 가해자, 피해자에게 편지 보내 충격


지난해 성탄절 날, 경남 사천에서 또래 여학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10대 이 모 군이 구치소에서 이미 사망한 피해자에게 쓴 편지가 공개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이군이 구치소에서 쓴 편지를 입수해 공개했다.


이군은 '내가 너에게 하려던 말'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3장 분량의 편지에서 범행에 대한 죄책감이나 반성보다는 피해자 A양을 향한 왜곡된 동경과 집착을 드러냈다.


그는 "네 목소리라면 고막이 터지고 달팽이관이 찢어져도 좋았어", "네 머리끈을 손목에 감는다면 내게 그 어떤 명품 시계보다 가치가 있을 거야", "누군가 내게 완벽이 뭐냐고 물었을 때, 내가 하려던 모든 말을 네가 해주고 있었어"와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또 "너는 미치도록 완벽한데, 완벽에 비하면 나는 최악"이라며 자조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인사이트YouTube '그것이 알고싶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군이 피해자의 죽음에 대해 환상적인 묘사를 했다는 점이다.


이군은 "너 죽고 나서 12월 28일 네가 꿈에 나왔어. 나 왜 죽였어? 이런 내용이 아니라, 꿈속의 너는 오히려 웃고 있더라"며 "날 보더니 반가워하고, 네 옆에 앉은 나를 안아주면서 환하게 웃고 있더라"고 적었다.


이어 "그날 그때 너와 마주 보며 웃었던, 그 찰나의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했다. 언젠가 다시, 너와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날이 왔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미안해"라고도 했다.


인사이트YouTube '그것이 알고싶다'


이군은 평소 외모콤플렉스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고등학교 동창은 "이군이 코로나19 이후에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모자를 푹 눌러쓰는 행동을 했다"라고 전했다.


이군의 모친은 아들이 중학교 3학년 이후 얼굴에 여드름이 나면서 심각한 외모콤플렉스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등교에도 어려움을 겪던 이군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두 달 만에 자퇴했다.


모친은 "아들이 1년 넘게 낮에 외출한 적이 없다. 누가 얼굴을 보는 것을 싫어했다. 자기혐오가 너무 심했다. 얼굴을 갈아 없애고 싶다면서 하루에 4시간씩 씻고 '나는 더럽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또 이군의 모친은 아들의 방에서 자신의 얼굴만 도려낸 사진을 발견하기도 했다면서 "아들이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 줄 몰랐다"라고 사과했다.


인사이트YouTube '그것이 알고싶다'


김태경 서원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피고인이 신체이형장애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 장애로 인해 유발된 관계 망상적인 사고로 인해 범죄에 이르지 않았을까"라고 추정했다.


이어 "완벽한 사람(피해자)과 교제를 통해 '완벽한 사람의 사랑을 받는 완벽한 사람이 되겠다'는 희망이 있었던 것 같다. 피해자를 통해 자신이 구원받을 수 있다는 식의 생각까지 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피해자에 대한 집착이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이군은 지난해 9월 피해자가 이성 친구에게 고백을 받았다는 말에 "걔가 뭐래?", "네가 정리해야 정리되는데, 안 하고 계속 뭐하냐"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피해자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까 봐 두려웠던 것 같다. 그런데 혼자 두려움을 해결하진 못하고, 유일한 해결책이 피해자가 죽는 것밖에는 없었던 것"이라며 "굉장히 모순적인데 가해자에게 이 논리가 완벽하다"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YouTube '그것이 알고싶다'


계획적으로 준비한 잔혹한 살인, 법정 최고형 선고


앞서 이군은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8시 50분쯤 경남 사천시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또래 여학생 A양에게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공소사실과 판결문에 따르면, 이군은 2020년쯤 오픈 채팅방을 통해 A양을 알게 된 후 이성적 감정을 갖게 됐다.


그러다 지난해 4월쯤 A양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에 '내가 가질 수 없다면 죽이는 것이 낫다'라며 살해를 결심했다.


이군은 약 8개월간 흉기와 휘발유, 라이터 등을 차례로 구입한 뒤 범행 당일 '줄 것이 있다'며 A양을 불러내 범행을 저질렀다.


인사이트지난 25일 오후 8시30분쯤 경남 사천시 사천읍 한 도로에서 10대 A 군이 또래 여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1일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김기동 부장판사)는 A군에게 징역 2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현행법상 특정 강력 범죄를 저지른 만 18세 미만 소년범은 최대 20년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범행 당시 A군은 만 17세로, 소년법상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즉흥적 분노나 충동적 폭력과 다른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살인으로 그 책임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또한 "생명과 직결되는 치명적 부위에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두르는 등 범행 수법도 잔혹했다"며 "피고인의 범행으로 하나뿐인 자녀를 잃은 피해자의 부모가 감당해야 할 슬픔과 고통, 분노와 상처는 차마 헤아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YouTube '그것이 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