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서울시
보라매공원에서 펼쳐지는 150일의 초록 낭만
서울의 도심 한가운데서 초록의 물결이 흐른다. 지난해 780만 관람객을 끌어모은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올해도 한층 커진 규모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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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오는 5월 22일부터 10월 20일까지 약 150일 동안 보라매공원 일대에서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박람회는 '서울, 그린 소울(Seoul, Green Soul)'이라는 주제 아래 도시의 일상 속 자연의 숨결을 나누는 시간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서울정원박람회가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만큼, 규모와 내용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행사장은 12만 평 규모로 확대됐고, 정원 수는 111개소로 지난해보다 대폭 늘었다. 특히 공공·민간 협업 모델이 강화돼, 자치구와 기업·기관 참여가 활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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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작가정원부터 다문화정원까지, 모두를 위한 초록의 이야기
정원의 언어는 국적과 세대를 넘어선다. 독일 조경가 마크 크리거, 서울특별시 조경상 수상자 박승진 등 국내외 작가 7팀이 참여하는 '작가정원'은 도시의 한복판을 예술과 사유의 공간으로 바꿔놓을 예정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국제 작가들의 정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탈리아, 독일, 체코에서 온 팀들이 '세 번째 자연'이라는 공통의 키워드를 정원이라는 언어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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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조경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직접 설계한 '학생정원', 시민들의 생활 이야기를 품은 '시민정원', 그리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만든 '다문화정원'은 참여의 폭을 확장한다. 모두가 함께 만든 정원이란 점에서 도시민의 손으로 도시를 가꾼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담겼다.
이 외에도 서울시 정책을 식물과 조형물로 풀어낸 '서울이야기정원', 입구를 장식하는 '웰컴정원', 자치구가 저마다 특색 있게 조성한 '자치구정원'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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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 만나는 웨딩, 예술, 그리고 사유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이색적인 콘텐츠 중 하나는 '보라매 가든 웨딩'이다. 정원에서의 결혼식과 웨딩 스냅 촬영을 통해, 시민들에게 새로운 결혼 문화를 제안하며 서울시가 추진 중인 '공공예식장' 정책과도 맞물리며 도시 공간의 공공적 활용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한편 푸드트럭, 판매 부스 등 상행위가 일부 허용돼 공원의 활용도도 높아졌다. 어르신,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동행 콘텐츠도 다양하게 마련된다. 도심 속 정원이 단지 '보는 정원'을 넘어 '사는 정원'으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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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제11차 세계식물원교육총회 워크숍'(6.12), '정원도시서울 국제심포지엄'(10.17) 등의 학술 행사도 열린다. 정원을 매개로 한 생태 담론과 도시 비전이 깊이 있게 공유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정원이 시민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도시를 숨 쉬게 하고, 시민에게 쉼을 건네며, 지역 경제와도 상생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