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6일(월)

"대선 후보, 한덕수로 변경 찬성하냐"... 국힘 당원들, '세 번' 부인했다

당원투표, 한덕수 교체 찬반 '세 차례' 반복 확인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교체를 위해 10일 전 당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동응답(ARS) 투표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의 교체안이 부결됐다. 


지도부 주도로 하루 만에 추진된 전격적 교체 시도가 결국 당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이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투표에서는 후보 교체에 대한 의사를 무려 세 차례에 걸쳐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한덕수 전 국무총리 / 뉴스1


먼저 "한덕수 후보로의 후보 변경에 찬성하십니까"라는 질문이 제시됐고, 이어 "한덕수 후보자로 변경하여 지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문구로 유사 질문이 반복됐다. 


마지막으로는 "방금 지명 의사에 대한 찬반 의사를 밝히셨습니다. 맞습니까"라는 형태로 확인 절차까지 진행됐다.


적합도 조사선 앞섰지만...투표선 '절반 미달'


이번 전당원 투표는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됐으며,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근소한 차이로 후보 재선출 절차가 부결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교체 찬성 응답이 전체의 과반에 미치지 못해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뉴스1뉴스1


앞서 8~9일 양일간 진행된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한 전 총리가 김문수 후보보다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최종 판단권을 가진 당원들은 교체에 선을 그은 셈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틀에 걸친 여론조사를 근거로 한 전 총리의 입당과 단독 후보 등록을 밀어붙였지만, 당원 투표에서 반대가 우세하면서 지도부의 교체 구상은 사실상 무산됐다.


단일화 여론조사와도 엇갈린 결과...당원 이탈 기류 반영됐나


이번 투표 결과는 지도부가 당원 여론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이 지난 7일 실시한 자체 조사에 따르면, 단일화 필요성에 대한 당원 응답률은 33.8%에 그쳤고, 이 중 82.82%가 단일화에 찬성했다. 그러나 전체 응답 대비 찬성률은 27.9% 수준에 불과해, 실제 표심은 지도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후보 단일화를 위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회동을 갖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공동취재) 2025.5.7 / 뉴스1뉴스1


특히 당원 투표에서 한 전 총리를 세 차례나 '교체 대상'으로 상정해 묻는 방식에 대해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유도 질문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됐다.


이번 결과로 김문수 후보는 법적으로 후보 지위를 회복했으며, 국민의힘 대선 레이스는 원점에서 재정비에 들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