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돈 내고 난민 체험했다"... '평점 0점대' 혹평 쏟아진 부산 라면축제 대참사

부산 기장 '세계라면축제' 개막 이틀 만에 혹평 쏟아져


부산 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라면축제'가 방문객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일대에서 '2025 세계라면축제'가 열렸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세계라면축제는 국내외 다양한 라면 브랜드를 선보이겠다는 취지로 시작됐으나, 실상은 기대와 달랐다.


인사이트네이버 예매평 캡처 이미지


사단법인 부산16개구군장애인법인연합회와 비영리법인 희망보트가 주최한 이번 축제는 국내 대표 라면 브랜드를 비롯해 일본, 태국, 베트남, 미국, 프랑스 등 전 세계 15개국 이상의 라면 브랜드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료는 1인 1만 원이다.


라면 요리 콘테스트, 버스킹, 가요제, 라면 푸드파이터 등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 방문객들은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인사이트2025 세계라면축제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


네이버의 예매자 관람평에 따르면 세계라면축제는 5점 만점에 0점대를 기록하고 있다.


점수별 관람객 수를 살펴보면 최저점인 '1점'을 준 관람객이 가장 많았다. 36명 중 33명이 1점을 줬다.


방문객들은 "2시간 걸려서 갔는데 라면 종류는 집 앞 편의점이 훨씬 다채롭더라", "살다 살다 그런 축제는 처음 본다. 솔직히 별점 마이너스를 주고 싶다. 돈 내고 기아체험하는 줄 알았다", "국내라면 3종, 동남아 라면 3종만 보이더라", "SNS에 홍보한 내용과 너무 다르다. 세계라는 이름이 창피하더라", "입구부터 조촐하고 들어가닌 라면 종류도 별로 없었다" 등의 리뷰를 남기며 실망감을 표했다.


인사이트네이버 예매평 캡처 이미지


더욱 심각한 문제는 라면 축제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뜨거운 물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방문객들은 "라면 끓이는 기계도 고장 났다", "컵라면만 먹을 수 있었는데 정수기에서 따뜻한 물이 안 나와서 익지도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인사이트네이버 예매평 캡처 이미지


황량한 공터에서 진행된 '세계라면축제', 입장료는 1만 원


축제장 환경도 방문객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SNS와 후기에 공유된 사진과 영상에 담긴 축제장은 황량한 공터 같은 모습이다.


모래와 자갈이 섞인 바닥에 천막만 쳐져 있었으며, 바닥에 방치된 라면 박스들이 바람에 여기저기로 날아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긴 선반에는 같은 종류의 라면이 듬성듬성 채워져 있는 모습이다.


이를 지켜본 누리꾼들은 "잼버리 사태가 생각난다. 라면잼버리네", "라면'세개'축제냐", "부산 망신이다", "저걸 만 원이나 받는다고?" 등의 반응을 보이며 축제 운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2025 세계라면축제'는 오는 1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발생한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의 부실 운영 논란을 연상케 한다.


당시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잼버리 행사는 폭염과 시설 미비, 위생 문제 등으로 국제적 망신을 샀으며, 결국 참가국 대부분이 조기 철수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번 라면축제 역시 사전 준비와 운영 미흡으로 방문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어 주최 측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