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조장한다' 민원에 서울식물원 곰 세 마리 조형물 철거 결정

서울식물원에 설치된 곰 세 마리 조형물이 '저출생을 조장한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결국 철거 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 6일 서울시는 한 시민이 제기한 민원에 따라 해당 조형물을 2025년 5월 내에 철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민원을 제기한 A씨는 "서울식물원 내 숲문화학교 놀이터에 있는 곰 가족 조형물이 현재 곰 세 마리(아빠, 엄마, 아기)로 조성돼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식물원

A씨는 "현 세대는 저출산으로 국가 및 사회의 문제가 되는 실정이고 서울시의 다둥이 가정 정책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곰 가족 조형물을 아빠, 엄마, 아기 셋 등 다섯 마리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어 "(그래야) 국가 사회적인 정책에도 맞고 보고 자라는 아이들도 나 하나가 아니고 형제가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리라 생각한다"며 "이런 조그만 하나부터 개선해야 현세대에 뿌리박힌 저출산 의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식물원

안전 문제로 조형물 추가 대신 철거 결정

서울식물원은 민원인의 문제 제기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시설 노후화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조형물 추가 설치 대신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문제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과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식물원에서도 다둥이 가족의 입장료 혜택을 제공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취지에서 곰 조형물 또한 그 의미를 담아 설치 및 유지돼야 한다"고 서울식물원은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나 서울식물원은 "(A씨의 요청대로) 아기 곰 3마리를 추가 설치하기에는 현재 피복된 인조 잔디가 탈락하는 등 노후가 심하고 놀이 공간 앞에 있어 아이들이 오르는 등 놀이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 안전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철거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조형물은 2025년 5월 내에 철거될 예정이다.

서울식물원은 "향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저출산 문제를 비롯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조형물을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조성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