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새마을금고, 역대 최대 1700억 부당대출 적발... "깡통법인 설립해"

서민금융기관 새마을금고, 역대 최대 1,700억 원 부당 대출 적발


경기 성남시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700억 원이 넘는 부당 대출이 발생했다.


지난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해당 새마을금고에서 1,716억 원의 부당대출이 이뤄진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이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의 한 지점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을 발견했으며, 단일 금고로는 가장 큰 규모의 부당 대출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금융사고 총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사진 =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조사 결과, 부동산 개발업자 A씨가 2019년부터 5년 동안 규정을 위반하며 거액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새마을금고 규정상 1인당 한 지점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는 100억 원이지만, A씨는 이를 17배 이상 초과했다.


대출 한도 회피 위한 조직적 불법 행위


A씨는 가족과 지인 명의로 약 20개의 '깡통법인'을 설립해 동일인 대출 한도 규정을 교묘하게 회피하며 87건의 대출을 받았다.


또한 서류를 위조해 담보 가치를 부풀리는 수법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과정에서 새마을금고 일부 임직원들이 가담한 정황도 포착됐다. 특히 담보 가치를 평가하는 감정평가사는 원칙적으로 무작위 배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새마을금고 임직원들이 특정 감정평가사를 전담으로 지정하는 등 부당 대출에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담보 가치를 고의적으로 부풀려 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한 조직적 불법 행위로 볼 수 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의 고발을 접수한 경찰은 현재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업무상 배임과 새마을금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이 접수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사건은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감독을 받지 않는 새마을금고의 취약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실제로 2023년에도 새마을금고에서 700억 원대의 사기 대출 사건이 발생한 바 있어, 서민금융기관의 관리 감독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새마을금고가 서민들의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기관인 만큼,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정기적인 감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금융감독원과 같은 외부 감독기관의 관리 감독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