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계좌 잔액 '10억' 넘는 찐부자들, 2002년 이후 사상 최고 찍었다

10억 초과 예금 계좌, 사상 첫 10만개 돌파


최근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고액 예금 계좌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만개를 넘어섰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 가운데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계좌 수는 10만좌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9만7천좌에서 3천좌가 더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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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예금 계좌의 전체 잔액도 처음으로 800조원을 훌쩍 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성예금 중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계좌의 총 잔액은 815조8천100억원으로, 이는 6개월 전보다 34조5천780억원(4.4%) 증가한 수치다. 이 잔액이 800조원을 돌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고액 예금 계좌의 증가는 대부분 법인들이 주도했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로 접어들면서 시장금리 추가 하락을 예상한 기업들이 뭉칫돈을 은행에 맡긴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기업자유예금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법인 등이 일시 여유 자금을 은행에 예치하는 상품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기예금과 저축예금은 각각 6만1천좌와 5천좌로 유지된 반면, 기업자유예금은 3만1천좌에서 3만4천좌로 증가했다. 


유형별 잔액에서는 정기예금 잔액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569조1천2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및 비상계엄 사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유보하고 여윳돈을 쌓아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해 연달아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며, 현재 경기 둔화 대응을 위한 추가 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고금리 예금 '막차'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연 3.50%에 달했던 기준금리는 현재 2.75%까지 떨어졌으며, 이러한 금리 변동은 고액 예금을 선호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