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동료 구하려다 참변... 전주 제지공장 맨홀서 5명 사상

전주 제지공장 맨홀 사고, 2명 사망·3명 부상


전북 전주시의 한 제지공장에서 맨홀에 들어갔던 작업자들이 유독가스에 노출돼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일 경찰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4분쯤 전주시 팔복동 소재 제지공장에서 "작업자가 맨홀에 빠져 가스중독으로 의식이 없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과 경찰은 인력 55명, 장비 20대를 동원해 신속한 구조작업을 벌였다.


인사이트전북소방본부


심정지 상태로 맨홀 인근에 쓰러져 있던 41세 남성과 58세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두 사람 모두 숨졌다.


맨홀 안에 있던 40대 작업자는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구조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인근 사다리에 있던 50대 등 2명도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3명은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당한 이들은 모두 해당 제지공장에 다니는 직원으로 이날 오전 맨홀과 초지기(종이를 뽑는 설비) 등 공장 내부를 청소하기 위해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고는 지하 공정에서 종이 찌꺼기(슬러지) 적체로 기계가 정상 가동되지 않자 원인을 파악하던 중 발생했다.


현장 상황에 따르면, 한 근로자가 깊이 3m의 물탱크 연결 맨홀(가로 1m, 세로 0.8m)로 먼저 진입했다가 연락이 두절됐고, 동료 2명이 구조를 시도하다 함께 유독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수사 중


경찰은 맨홀 내부의 유해가스 종류를 확인하는 한편 공장 측의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동료와 현장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