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일본, 가까워진 제주...연휴엔 '국내 여행'

5월 초 황금연휴가 시작되면서 '제주 러시'가 활발해지고 있다. 긴 해외여행보다는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국내 여행지가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서울발 제주행 항공편은 2일부터 3일까지 전 좌석이 매진됐다. 4일 출발 항공편도 대부분 예약이 끝났으며, 일부 남은 좌석은 편도 요금이 10만 원을 훌쩍 넘어 평소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저비용 항공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주요 예매 플랫폼에선 제주행 항공권 검색 자체가 어려울 정도다.

국내선만 100만 명 넘는다...공항엔 벌써 북적

한국공항공사는 이번 연휴 동안 전국 14개 공항을 이용할 항공 여객 수가 약 14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국내선 이용객만 105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운항 편수는 총 8043편. 특히 연휴 시작일인 2일에는 김해공항과 제주공항에 여행객이 집중되며 극심한 혼잡이 예상된다.

짧지만 소중한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다시 익숙한 곳을 찾고 있다. 팬데믹 시기부터 빠르게 회복했던 국내선 여객 수는 지난해 다소 꺾이긴 했지만, 이번 연휴를 계기로 다시 활기를 띨 조짐이다. 

송악산 항공사진 / 사진=제주관광공사

실제로 제주를 포함한 국내선 여객 수는 2022년 3632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지만, 2023년에는 3113만명으로 약 14%가량 줄었다.

물가·환율·심리의 삼각관계...제주로 돌아오는 발걸음

국내 여행 수요가 한때 주춤했던 배경엔 물가 상승과 이른바 '바가지요금'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른 요인들이 제주로의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이 커진 가운데, 특히 일본행 수요에 타격을 준 건 엔화 환율의 상승이다. 1000원을 넘어선 환율은 일본 여행의 가격 매력을 희석시키며, 자연스레 일부 수요가 제주 등 국내로 회귀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비록 몇 해 전처럼 '보지 못한 곳'은 아니지만, 제주라는 공간은 여전히 여행자들에게 쉼과 낭만을 건넨다. 바람이 분다. 항공편은 없고, 마음만 남아 제주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