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흉기 사건, 정신질환 관리의 필요성 대두
전북 익산에서 부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부모가 나를 죽이려 했다'고 진술하며 정상적인 소통이 어려운 상태였다. A씨의 가족은 경찰에 "동생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데 최근 약을 먹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마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한 김성진(32·남)이 1일 오전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김 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6시 20분쯤 서울 강북구 지하철 4호선 미아역 인근 마트에서 흉기로 40대 여성 직원을 다치게 하고 60대 여성 손님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25.5.1/뉴스1
이는 최근 서울 강북구 미아동 마트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성진(33)과 유사한 사례로, 김성진도 "병원 의사가 나를 죽이려 해 겁이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강력 범죄 피의자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발생한 이상동기 범죄 244건 중 67건(27.5%)이 정신질환형 범죄로 나타났다. 이는 주취(79건·32.4%)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정신질환형 범죄란 망상이나 환각, 착란 등 정신질환 증상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경우를 뜻한다.
정신질환 종류 중 조현병이 54건(13.7%)으로 가장 많았고, 우울증 44건(11.1%), 알코올사용장애 30건(7.6%) 등이 뒤를 이었다. 의학계에서는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이루어지면 해당 증상들을 크게 호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조현병은 도파민 등 신경물질 전달 체계 이상으로 환청과 환각, 망상 등의 증상이 동반되며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다.
현재 정신질환자 관리는 지방자치단체 운영 센터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정신 재활시설 등에서 예방·치료 및 재활을 지원하는 사업이 시행 중이다.
그러나 전수관리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현병과 망상장애 진단을 받고 정신건강 증진사업을 이용하는 환자는 전체 환자의 13%에 불과하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교수는 "정신질환은 투약 중단 시 재발 위험이 크므로 위험군 환자에게 치료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센터와 병원이 협력해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치료가 이어지도록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법정신의학 분야 확충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영문 전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범죄 예상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인신 구속 등의 조치가 필요한 경우 법정신의학 소견이 필요하다"며 "현재 법무부 법무병원 외에는 협조가 어려운 상황으로 인적·물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