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부 전 부처에 ‘유심 교체’ 권고... “유심보호서비스 가입하라”

국정원, 전 부처에 "SKT 유심 교체하라"...정부 기기 전면 교체 권고

SK텔레콤의 유심(USIM) 해킹 사태가 국가안보 차원으로 번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전 부처 및 공공·산하기관에 SK텔레콤 회선을 사용하는 업무용 기기에 대해 유심 교체를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은 물론 정부 핵심 시스템까지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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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최근 전 부처에 공문을 보내 "최근 발생한 유심 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SKT 유심을 사용하는 모든 업무용 단말·기기에 대해 다음과 같은 안전조치를 시행하라"고 통보했다.

국정원이 지목한 대상은 영상신호 전송, 교통신호 제어, 원격계측 및 검침 등에 사용되는 LTE(4G)·5G 공유기뿐만 아니라, 업무용 휴대폰·태블릿, 이동형 에그 등 모바일 단말 전반이다.

또한 유심을 즉시 교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유심보호 서비스'에 우선 가입할 것을 지시했다. 법인 명의로 대량 등록된 기기에 대해서는 "일괄 조치 방안을 검토하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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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해당 지침은 소속기관은 물론 산하기관에도 공유돼야 하며, 관련 조치를 각 기관이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국가 핵심 통신망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사용하는 비화폰 일부도 SK텔레콤 회선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보보안에 대한 우려는 더욱 증폭되는 분위기다.

이번 해킹 사태는 정부 부처를 넘어 민간 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대기업들은 소속 직원들에게 유심 교체를 권고했고, 일부는 아예 통신사 전환까지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SKT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 / 뉴스1

SK텔레콤은 해킹 정황이 확인된 직후 '유심보호 서비스' 제공과 함께 무상 유심 교체를 공지했지만, 이용자들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약 230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 수에 비해 유심 확보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예 타 통신사로 이탈하는 이용자도 늘고 있다.

실제 28일 하루 동안에만 SKT 이용자 3만4132명이 타사로 번호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날보다 4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로, 해킹 사태 이후 SK텔레콤에 대한 신뢰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음을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