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산불로 난리난 대구... 대피소에 모인 이재민들 "밤새 한숨도 못 잤어요"

대구 산불로 인한 이재민들의 고통스러운 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불안에 떨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29일 오전, 대구 북구 팔달초등학교 강당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는 대한적십자사가 제공하는 아침 식사를 하며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이재민들이 모여 있었다. 


인사이트29일 오전 대구 북구 팔달초 강당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서 주민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전날 발생한 산불로 인해 노곡동, 조야동, 서변동 등지의 주민들은 긴급히 학교 강당으로 대피해야 했다.


'산 밑에 집이 있다'는 박정숙 씨(74)는 "재산 피해가 날까 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매트가 없어 딱딱한 바닥에서 쉬다가 방금 도착한 매트 위에 잠시 누워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재민인 김재욱 씨(81)는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피소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미안하다고 전했다.


인사이트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 발생 이틀째인 29일 산림 당국이 헬기 51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 산림청 제공


노곡동에서 대피한 안금주 씨(90)는 "산 밑에 집이 있어 걱정"이라며 급하게 대피하느라 당뇨와 혈압약을 챙기지 못해 건강 상태가 염려된다고 했다. 


이번 산불은 전날 오후 2시 2분쯤 시작되어 강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에 따라 헬기 29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일몰과 함께 헬기를 철수하고 야간 대응 체제로 전환했다.


산림 당국은 바람 세기가 잦아든 시간에 야간비행이 가능한 헬기 수리온 2대와 산불재난특수진화차를 투입해 진화율을 65%까지 끌어올렸다. 


주간에는 주불을 잡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재민들의 안전과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